무엇보다 가장 우려했던 한미 FTA의 전반적인 재검토(major review)가 적시되면서 재협상 가능성이 이제 현실화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9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신임 재무장관 취임 보름 만에 첫 전화통화를 가졌다. 양국 경제 수장은 양국의 경제·금융 등 여러 분야의 협력을 한층 긴밀하게 협의하자고 약속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역시 인준 과정을 거치고 있는 로버트 라이시저 USTR 신임 대표와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국가무역위원회(NTC) 고위급 등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시점에 USTR가 한미 FTA 재검토를 강조하는 보고서를 내자 민감한 시기에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 내의 사정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은 겉으로 양국 간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지만 안에서는 자국의 실리를 계산하고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물론 묘한 타이밍에 나온 보고서에 통상당국은 애써 태연한 모습이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매년 나오는 연례보고서”라며 “아직 초안이기 때문에 해당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관례적인 보고서로 넘기기보다는 미국 정부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예측하고 사전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정부가 너무 느슨하게 생각하지 말고 재협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만큼 미리 대비책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국책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순차적으로 자신의 공약을 옮기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 전면 재검토는 이제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미국이 멕시코 등과의 FTA 재검토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는 만큼 그 시간 동안 재협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강광우기자 press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