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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눈길’ 김향기, “위안부 문제...학교에서 깊이 가르쳐주지 않아”

우리는 일제강점기 시대 위안부 피해자 문제가 익숙하다고 생각한다. 많이 들어왔고 이미 알고 있는 문제라고도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안부 피해자들의 아픔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2015년 12월 28일 체결된 한일 위안부 합의는, 군의 관여를 인정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와 10억 엔이라는 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불가역적’, ‘최종적’이라는 표현으로 마무리됐다.




/사진=나무엑터스/사진=나무엑터스


합의 직후인 2016년 1월부터 지금까지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의 각료들은 ‘군이나 관헌에 의한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망언을 쏟아내는가 하면, 오히려 ‘10억 엔을 줬으니 한국 정부는 성의를 보이라’며 ‘소녀상 이전’을 압박하고 있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눈길’의 주역 배우 김향기는 “학교에서 위안부 문제를 깊이 가르쳐주거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눈길’을 촬영하기 전 이 문제에 대한 자료를 조사 하면서 “많은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위안부 관련 문제를 알고는 있지만, 대부분 표면적인 것들만 알고 있어요. 이번 영화를 준비하면서, 보다 자세히 알게 됐어요. 내가 열심히 해서 관객에게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는데 주어진 작품을 열심히 하는 것이었어요. 또 그 분들의 진실을 많은 분들이 인지 할 수 있도록 알려야겠다는 책임감이 커졌어요.”

김향기는 이번 작품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특별하기 보다는 “할머니들이 올바르게 기억되길 바라고, 한 분이라도 이 사건을 더 알아주셨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위안부 피해자들이 아직도 생존해 계시기 때문에 더 잘 하고 싶었다.”는 진심도 놓치지 않았다.

“처음에는 감히 어떻게 그분들의 고통과 아픔을 잘 담아낼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과거의 사실들을 담고 있는 작품이고,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는 꼭 했어야 하는 작품이잖아요. 그래서 용기 내어 참여하게 됐어요.”

‘나와 다르지 않은 소녀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눈길’은 청소년기 소녀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준 작품이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한 소녀의 관심은 또래 친구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김향기는 친구들과 함께 위안부 피해자를 돕는 기부 사이트가 있다는 것을 알고 물품 구입도 하게 된다.

/사진=㈜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사진=㈜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


/사진=㈜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사진=㈜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


/사진=㈜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사진=㈜엣나인필름, CGV아트하우스


“이번 기회를 통해서 친구들도 위안부 문제에 많이들 관심을 가졌어요. 친구들이랑 함께 뱃지등을 많이 샀어요. 저뿐만 아니라 친구들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했어요. 영화를 통해 많은 분들이 알게 되신 것 같아 의미 깊은 작업이었던 것 같아요.”


만 6세 때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박은형 오달균 감독의 영화 ‘마음이’로 데뷔한 김향기의 현재 나이는 18세. CF스타로 아역 스타 반열에 올라선 뒤 수 많은 작품을 통해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 김향기는 드라마 2013년 [여왕의 교실]에 출연하며 ‘연기 천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2014년에는 이한 감독의 영화 ‘우아한 거짓말’을 통해 밝고 당찼던 자신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캐릭터인 ‘천지’ 역을 맡아 연기 변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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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역 배우’로 익숙했던 그이지만, 이제 배우 김향기로 칭해야 할 듯 하다. 이전엔 엄마가 먼저 시나리오를 보고 설명해줬다면, 어느 순간부터 먼저 시나리오를 읽고 본인이 느낀점을 엄마에게 설명해준다고 한다.

“이젠 시나리오에 대한 제 의견을 가장 먼저 물어봐주세요. 좀 더 주도적이 됐다고 할까요?

시나리오를 한번 읽었을 때랑, 2~3번 읽었을 때랑 느낌이 달라요. 여러 번 읽다보면 느껴지는 게 많은 것 같아요. 요즘은 이 시나리오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충분히 이해하고 ‘내가 잘 할 수 있겠다’ 생각이 들면, 작품에 조금씩 욕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

/사진=나무 엑터스/사진=나무 엑터스


그는 “연기를 하면 할수록 배우는 게 많고, 재미있어서 즐겁다”고 했다.

“아는 게 많아질수록 연기하는 게 어렵다는 말도 듣긴 했는데, 우선 지금은 연기하는 게 너무 좋아요. 언제부터 딱 연기가 좋았냐? 물어보면, 정확한 시기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작품을 하나 하나 해 하면서 재미를 붙이는 것 같아요. 힘들고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는 것, 또 어떤 직업이든 그렇겠지만 실패도 다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것조차 연기에 필요한 일들이니까요.“

“연기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말하는 배우 김향기는 “이 생각이 변하지 않고 꾸준히 연기했으면 한다.”는 바람도 밝혔다.

현재 영화 ‘신과 함께’(감독 김용화) 촬영에 몰두중이다고 전한 김향기는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한국, 중국, 필리핀의 할머니의 삶을 캐나다 감독이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진정성을 담아 촬영한 다큐멘터리 영화 ‘어폴로지’가 개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선, “시간을 내서라도 저희 영화 ‘눈길’ 뿐 아니라, ‘어폴로지’ 란 영화를 봐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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