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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커피메이트’ 오지호, “아내의 자기장에 이끌려 결혼 결정”

배우 오지호가 “아내의 자기장이 결국 결혼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오지호는 1일 개봉한 영화 ‘커피메이트’(감독 이현하)세상에서 가장 에로틱한 의자를 만드는 것이 꿈인 가구 디자이너 ‘희수’로 등장한다. 어느 날, 카페에서 마주친 유부녀 ‘인영’에게 다가가 말을 건네고, 두 사람은 카페에서 만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커피 메이트‘ 즉 ’솔 메이트‘가 된다.




배우 오지호/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배우 오지호/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


누군가는 희수의 행동을 ‘작업’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오지호는 “희수와 인영은 서로의 자기장에 이끌린거다,”고 설명했다.

“희수는 과거의 첫 사랑 때문에 받은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은 남자이자 외로운 사람이에요. 희수의 접근이 ‘작업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희수에게 인영은 ‘동질감’이 먼저 아니었을까요? 대사에서 자기장이란 말이 나오는데, 실제로 사람들에겐 자기장이 있대요. 이렇게 호감이 있는 사람들은 자기장이 서로를 끌어당기는거죠.”

이어 그는 “결혼도 어떤 자기장에 끌려서 한다고 믿고 있다” 며 “와이프를 처음 보자마자, 결혼해야 한다는 강한 끌림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오지호는 2014년 3살 연하의 일반인 아내와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지인의 소개로 만나 2년간의 교제 끝에 결혼의 결실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는 결혼에 대한 생각이 크게 없었어요. 그런데 딱 보자마자 ‘저 여자를 다시 만나려면 결혼을 해야 할 것 같은데’란 생각이 들었어요. 정작 처음 만난 날은 별 이야기도 나누지 않았어요. 일주일 동안 계속 생각이 나는 사람이었어요. 그래서 전화번호를 계속 보며 (자동으로)‘이 번호를 누르면 결혼해야 되는데’라는 결심까지 생길 정도였어요.”

그는 ‘머릿속에 종소리가 들리면서 첫눈에 반한다’는 느낌이 아닌 “이 사람의 실루엣이 내 몸 안에 천천히 스며드는 느낌이 자기장에 끌린 기분이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렇게 오지호는 실제로도, 또 영화 속에서도 자기장에 끌리는 사랑을 하게 된다.

/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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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진서, 오지호/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배우 윤진서, 오지호/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


/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


‘커피 메이트’의 주인공인 ‘희수’와 ‘인영’은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편지를 남길 때도 둘만 알아볼 수 있는 비밀암호를 사용한다. 육체적인 접촉이나 스킨십 없이 오직 대화만으로 상대의 세포 하나 하나를 건드리는 점이 독특한 로맨스 영화다. 관객들의 상상력을 극대화해서 감성의 회로에 불이 들어오게 하는 에로틱 영화이기도 하다.

오지호는 “희수는 가구 디자이너 보다는 ‘목수’라고 설명해야 더 적합하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공식적인 영화 설명이, 가구 디자이너 희수라고 나갔는데, 전 목수란 설명이 더 맞다고 생각해요. 목수가 주인공인 영화가 많이 없는데, 사실 목수의 모습이 되게 에로틱해요. 혼자 열심히 일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일탈을 꿈꾸는 여자가 목수를 봤을 때 느끼는 쾌감이 있어요. 그렇게 희수의 이미지를 읽었어요.

저희 영화가 감성이 풍부하지 않은 분들은 공감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에 동의해요. 다만 저희 영화가 좋은 로맨스 영화, 그래도 여타의 로맨스와는 조금 다른 로맨스 영화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


2000년 영화 ‘미인’을 통해 파격적으로 데뷔한 이후 [환상의 커플], [칼잡이 오수정], [내조의 여왕], [직장의 신] 등 흥행 드라마들을 통해 입지를 다진 배우 오지호는 최근 종영된 드라마 [오 마이 금비]와 함께 친딸 서흔이와 함께 하는 리얼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며 ‘자상한 아빠’ 이미지를 구축,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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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크게 일탈을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한 오지호는 “오히려 이현하 감독님과 윤진서씨가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이다”고 했다.

“이현하 감독이랑 윤진서씨를 장르로 따지면 정말 비슷해요. 성격이랑 자기 세계관이 뚜렷한 분들이죠. 우리는 보통 사회적 틀 안에서 생각을 하고, 생계를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두 분들은 그렇지 않아요. 마음이 내키면 어딘가로 떠날 수 있는 분들이죠. 제가 가지지 못한 걸 가지고 있는 분들이에요. 가끔은 이들의 ‘자유’가 부러울 때가 있어요.”

그래서 그럴까? 이현하 감독은 평범한 삶의 방식이 익숙한 오지호에게 “지호씨가 형 같다”는 말을 던진다고 했다.

“사회적 지식을 감독님에게 줬을 때 굉장히 좋아하세요. 그 뒤엔 ‘지호씨가 형 같아’란 말을 하세요. 전 감독님을 통해 제가 가지지 못한 감성을 배웠어요.”

결혼 이후, 오지호는 “일탈을 꿈꾸기 보단, 무서움도 많아지고 눈물도 많아졌다.”는 뜻밖의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싱글 시절엔 그 누구보다 소파를 애정 하던 그였지만, ‘집에 들어가면 어디로 먼저 가야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한 것.

/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사진제공=스톰픽쳐스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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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오랫동안 자유를 만끽하며 살다가 결혼을 해서 그런지 나만의 공간이 없어진 느낌이에요. 소파에서 잠자고, TV보고, 심지어 컴퓨터도 소파에서 했어요. 이렇게 소파에서 모든 걸 할 정도로 침대에 거의 가질 않았거든요. 결혼하고 나선 소파가 내 자리가 아닌 것 같이 되게 낯설게 느껴져요. 외출 후 들어오면, 어디로 먼저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소파에서 10분을 채 못 앉아있거든요.“

가끔 아내한테 얘기하고 일주일만 훌쩍 어딘가로 다녀오고 싶지만 막상 말하려고 하면 엄두가 나지 않는 그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유부남이었다.

“결혼하고 나면 남자가 힘이 빠진다는 말이 있던데, 정말 힘이 싹 빠졌어요. 무서움도 많아지고, 눈물도 많아지고 감정이 많이 쌓인 것 같아요. (아내와 아이를 위해 가장인 내가 더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나?)오히려 운동을 너무 안 해서 몸이 망가졌어요. 거울을 봤는데 배 나온 제가 있던데요. 그래서 ‘왜 이러지?’ 란 생각이 들어 요새 다시 운동을 하고 있어요. 배우들은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해요. 나중에 기회가 되면 개인적인 시간을 편하게 보낼 수 있는 작업실이나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인터뷰 중간 15개월 딸 서흔이 이야기를 할 때면, 오지호의 모습은 세상 누구보다 행복해보였다. 그는 “내가 배우 일을 하면서 너무 즐거웠으니까 딸 역시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가끔 제 딸을 보면 천재 같을 때가 있어요.(웃음) 15개월인데 말도 잘 하고, 아빠를 참 좋아해요. 지난번 tvN 예능 프로그램 ‘인생술집’ 출연 당시, (신)동엽이 형은 반대를 하긴 했어요. 형은 이 바닥에서 성공하는 게 너무 힘든 걸 아니까, 이 힘든 걸 왜 시키느냐?는 입장이었어요.

딸의 의견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제가 배우 생활을 하면서 남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줄 수 있었던 점에 만족하거든요. 또 ‘배우란 직업을 통해 여러 가지의 삶을 살 수 있다’는 건 개인적으로 축복이다고 생각하는 주의니까요. 물론 배우의 길이 힘들기도 하겠죠. 그런데 어떤 직업이든 힘들지 않은 직업은 없잖아요. 내 아이가 아빠가 배우 생활 하면서 느꼈던 걸 함께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한편, 오지호는 지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 영화의 오늘 ? 파노라마’ 부문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커피 메이트’를 추천하는 이유를 묻자, “이 작품이 좋은 로맨스 영화의 틀이 될 수 있었음해요. 지금 시대에 좋은 로맨스 영화가 나왔으니 관객들이 봐주셨으면 해요.“라고 답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

정다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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