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FTSE는 지난 1일 올 상반기 정기 지수 종목 변경 때 국내 스몰캡 기업 중 지엔코(065060)·홈캐스트(064240)·셀트리온제약(068760)·테스(095610)를 새로 지수에 편입했다. 아트라스BX(023890)와 메가스터디교육은 이번 정기 변경 때 지수에서 제외됐다.
FTSE지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와 더불어 세계 2대 지수로 평가받는다. 신규 편입 종목은 외국인의 수급이 확대돼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지엔코와 홈캐스트의 경우 기업 펀더멘털보다 테마로 움직였던 종목이라는 점이다. 지엔코는 대표이사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외조카라는 사실이 시장에 알려지며 반기문 테마주의 대장주로 꼽혔고 주가가 최고 500% 이상 폭등했다.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최고 8,000원에 육박했던 주가는 현재 2,200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홈캐스트는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다. 2월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홈캐스트의 신재호 대표와 김성진 전략기획본부장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회사 대표와 원영식 회장이 홈캐스트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지난해 400% 넘게 급등했던 홈캐스트 주가는 최근 대표가 구속됐다는 소식에 곤두박질치고 있다.
FTSE가 정치 테마주와 작전주로 꼽히는 종목을 편입하면서 지수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FTSE는 지난해 3월에도 상장폐지 직전인 코데즈컴바인을 편입해 논란을 일으켰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유통주식이 별로 없던 코데즈컴바인 주가는 한달간 5배가량 폭등했다.
서울경제신문이 FTSE지수 편입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쏠려 코데즈컴바인 주가가 급등했다고 보도한 후 FTSE는 9월 정기 지수 변경 때 뒤늦게 코데즈컴바인을 지수에서 제외했다. 상당수 투자자가 피해를 본 뒤였다.
FTSE의 잘못된 종목 편입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자진상장폐지에 들어가며 유통주식 수가 10%도 안 되는 아트라스BX를 지난해 9월 새로 지수에 넣었다가 이번 정기 변경 때 다시 제외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김동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FTSE가 종목을 새로 지수에 편입할 때 기업의 자세한 내용까지는 들여다보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지 시가총액이 일정 기준 이상 증가하는 등 조건에 맞아 새로 편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지수에 국내 기업이 편입되기 전 정보공유 체계를 만들겠다던 거래소의 약속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거래소 측은 “지난해 초 코데즈컴바인 사태 이후 FTSE와 꾸준히 연락을 취하고 있다”며 “해당 종목을 확인해보고 문제가 된다는 판단이 들면 FTSE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