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SK이노 전기차배터리 2배 증설…최태원, 미래車 선도 기업 액셀

서산 공장 연산 14만대로 키워

생산 능력 삼성SDI 바짝 추격

각 계열사도 미래차 사업 활발

신성장동력 '전장' 키우기 가속



SK이노베이션(096770)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설비를 두 배 이상 늘리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들어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스마트 전기차’ 사업도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충남 서산 배터리 생산설비 5·6호기의 증설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설되는 배터리 생산설비는 총 2GWh(기가와트시) 규모로 연간 14만대의 전기차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증설되는 설비는 내년 상반기 서산 배터리 2공장 증설이 완료된 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증설이 완료되면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3.9GWh로 현재(1.9GWh)의 두 배가 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그동안 꾸준히 증설의 필요성을 내비쳐왔다. 지난해 다임러와 벤츠 전기차에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공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해 기존 파트너사인 현대·기아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 등에서 배터리 주문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최근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따내 추가 생산이 필요했다”며 “신규 설비를 포함해 모든 설비를 100% 가동하는 것을 기준으로 향후 7년 간의 생산량을 모두 고객사에 공급할 수 있는 수주 물량을 확보해 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 증설로 국내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기존 LG화학과 삼성SDI의 양강 구도에서 3자 구도로 변하게 됐다. 현재 LG화학이 생산규모와 점유율 면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으며 그 뒤를 삼성SDI가 쫓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이 증설을 완료하게 되면 생산능력면에서 삼성SDI와의 격차를 크게 좁힐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생산업체마다 생산량이나 시장점유율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고는 있지만 2015년 일본 시장조사업체 B3의 3·4분기 보고서에서 LG화학 생산능력은 11.8GWh, 삼성SDI는 8.4GWh로 추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가동률을 고려했을 때 LG화학 생산량은 현재 8GWh, 삼성SDI는 5GWh 정도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LG화학이 월등한 수준이지만 생산능력 면에서는 세 곳 모두 경쟁이 가능한 수준까지 도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증설을 계기로 ‘자동차를 생산하지 않는 자동차 기업’으로서 SK그룹이 재조명받는 모습이다. 최 회장은 일찌감치 ‘스마트 전기차’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았으며 각 계열사도 자동차 전·후방 산업을 가리지 않고 미래의 변화를 예견하고 이에 맞는 사업구조 혁신과 신성장동력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인 분리막에 대한 독자 기술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SKC(011790)는 전기차 대중화에 대비해 차량 경량화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실제로 SKC는 자동차의 철제 펜더를 대신할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종류인 변성폴리페닐렌에테르(mPPE)를 연구개발중이며 자동차 앞 유리에 다양한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폴리비닐부티랄(PVB) 필름 국산화에 나섰다. SK하이닉스(000660)도 자동차 전기장비용 반도체 분야 진출을 차세대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자동차 관련 전방산업에도 힘쓰고 있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해 자동차와 정보기술이 융합된 커넥티드카 솔루션인 ‘T2C’를 선보였으며 SK네트웍스(001740)는 제주도에 전기차 렌터카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SK엔카 역시 국내 중고차 시장을 이끌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이 스마트 전기차 사업에서 삼성 등 다른 대기업에 비해 뒤늦게 시작했지만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주력 계열사의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박성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