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대통령으로서 현실 정치에 대한 ‘불개입’ 원칙을 지켜왔던 이 전 대통령이 ‘힘 모아 내우외환 극복하자’라는 제목으로 사실상 대국민 메시지를 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전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21일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1주기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에 대해 “우리 국민의 뜻을 잘 받아줬으면 좋겠다”고 밝혔으나, 당시 언급은 적극적인 메시지 발신이라기보다는 취재진 질문에 답을 한 차원이었다.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인 12월 18일에도 옛 친이(친이명박)계 전·현직 의원들과 만찬 회동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다 알고 있으니까 국민 뜻을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날 페이스북과 기념재단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자기 생각을 정리해 공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 활동 재개가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음에도 목소리를 낸 것은 이 전 대통령 본인이 “최근 나라가 처한 형편이 가히 내우외환의 지경이다. 솔직히 많이 걱정된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이 전 대통령은 아침마다 신문을 읽으면서 종종 깊은 한숨을 내쉰다고 측근들은 말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 며칠 동안 고민을 하다가 그래도 탄핵 결정 전에 한 번 이야기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입장을 낸 것”이라면서 “전직 대통령이자 국가원로로서 나라를 걱정해서 한 말씀”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