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남 암살사건을 둘러싸고 북한과 외교적 갈등을 빚고 있는 말레이시아 당국이 국경 지역의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자국 내 북한인의 밀출국을 막기 위한 조치다.
8일 베르나마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당국은 북한의 ‘인질 외교’에 대한 맞불로 자국 내 북한인의 출국을 금지한데 이어 국경 지역 경비 강화에 나섰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태국은 700㎞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어 양국 통로를 중심으로 경비가 강화될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북부의 페를리스주 이민국은 북한 국적자들이 당국의 허락 없이 출국하는 것을 막기 위해 태국과의 국경 경비를 강화할 방침이다. 모드 아미르 오스만 페를리스 이민국장은 “내무부로부터 지침을 받고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고 밝혔다. 페를리스주 페당 베스르의 국경 검문소는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오가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로 중 하나다.
말레이 반도 서해안에 있는 크다주(州)의 알로르세타르 이민국도 경비를 강화해 태국 쪽으로 향하는 북한인 감시에 돌입했다.
양국 국경에는 곳곳에 출입국관리소와 검문소가 있지만, 밀입국 경로도 100여 곳에 이르며 이곳을 통한 마약 등 밀매와 인신매매 등도 성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국은 국경지대에 장벽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이 밖에 싱가포르로 통하는 조호르 이민국의 로하이지 바하리 국장도 당국의 허가가 있을 때까지 북한인의 출국을 엄격하게 통제하겠다고 전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