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주가에 '사외이사 효과'

보해양조 유시민 영입후 35% 급등…'文 라인' 하림도 쑥

1015A20 보해양조




주주총회 시즌에 돌입하면서 유명인사의 사외이사 영입에 따라 상장사의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사외이사 영입이 기업가치 개선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나흘째 상승세를 탔던 보해양조(000890)의 주가는 9일 0.63% 하락하며 숨 고르기를 했다. 보해양조는 이날 약보합으로 마감했지만 4거래일 동안 35% 이상 단기 급등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평소의 100배 수준에 달했다. 별다른 호재가 없던 보해양조의 주가는 지난 2일 주총 안건으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는 공시가 나오면서부터 폭등하기 시작했다. 유 전 장관은 유철근 보해양조 부회장과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에서 함께 활동한 인연으로 사외이사를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보해양조에서 부탁을 해왔는데 그동안 해보지 않은 새로운 일이라 호기심도 있고 수락했다”고 설명했다. 유 전 장관이 처음 사외이사를 맡았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졌고 보해양조도 덩달아 후광효과를 입으며 상승세를 탔다. 더구나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 등과 가깝다는 점에 보해양조는 정치인 테마주로 묶였다.


닭고기 생산·가공업체 하림(136480)과 CJ씨푸드는 모두 사외이사가 문재인 전 대표와의 친분이 있다고 알려지며 주가도 영향을 받았다. 서국환 전 광주지방 국세청장이 문 전 대표 지지모임인 ‘포럼 광주’ 고문단에 속했다는 사실에 하림의 주가가 요동쳤고 CJ씨푸드는 최정표 건국대 교수가 문 전 대표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활동하는 것이 알려지며 단기 급등했다.

관련기사



반대로 주가가 하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반 전 총장의 동생 반기호씨가 사외이사를 맡은 광림(014200)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반기문 테마주로 꼽히며 단기 급등했던 광림의 주가는 반 전 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튿날인 지난달 2일 하루에만 하한가까지 떨어졌다. 풀무원(017810)홀딩스(현재 풀무원) 역시 2011년 9월9일 당시 박원순 변호사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며 사외이사를 그만두자 주가가 하루 만에 9.88%나 떨어지는 등 곤두박질쳤다.

한편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공시한 신임과 재선임 사외이사 후보 126명을 분석한 결과 교수 출신 사외이사가 57명으로 45.2%로 집계됐다. 지난해 33.8%에서 11.4%포인트 높아져 두 명 중 한 명이 교수로 채워진 것이다. 권력기관 출신의 사외이사도 여전히 비중이 높았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기획재정부·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판검사 등 ‘5대 권력기관’ 출신 사외이사는 33명으로 전체의 26.2%를 차지했다.

/김광수·이경운기자 bright@sedaily.com

김광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