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도축 직전 닭인 소형 육계생계 1㎏당 가격이 운반비 포함 2,690원을 기록, 지난해 3월7일(1,690원)보다 무려 59.2%(1,000원)나 더 올랐다. 이는 1987년 협회 설립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전 최고가는 2011년 3월에 기록한 2,680원이다.
축산품질평가원에서 집계하는 자료에서도 육계 산지가격과 도매가격은 2월23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상승해 9일 현재 각각 2,317원, 4,071원을 기록, 연중 최고가에 도달했다. 지난해말(산지가격 1,175원, 도매가격 2,284원)과 비교하면 무려 97.2%, 78.2%나 뛴 수치다. 소비자가격은 5,710원을 기록, 지난해말(5,013원)보다 700원 가까이 오르며 역시 연중 최고가를 다시 썼다.
닭고기 가격이 이렇게 무서운 속도로 오르는 것은 지난해 11월 중순 발생한 AI 탓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AI 확산으로 전국 1,500여 개 육계 농가 가운데 절반 정도가 신규 병아리를 들이지 못했다. AI가 잠잠해지자 올 초 폭등했던 계란값이 안정을 찾은 대신 폭락했던 닭고기 값이 춤을 추는 모양새다.
육계 값 상승은 곧 치킨업계로 불이 붙었다. 실제로 치킨 선두업체 BBQ는 이르면 오는 20일, 늦어도 월말까지 전국 모든 가맹점의 제품 가격을 일제히 인상하기로 했다. BBQ가 가격을 올리는 것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대표 메뉴인 ‘황금올리브치킨’은 1마리당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12.5%) 오르고, ‘황금올리브속안심’은1만7,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자메이카통다리구이’는 1만7,5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각각 오른다. 모든 메뉴를 평균 9~10%씩 인상하는데 ‘마라 핫치킨’(순살) 등 일부 메뉴 가격이 이미 2만원을 넘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메뉴 가격은 2만원 전후에 도달할 전망이다.
BBQ 관계자는 “닭고기 값 상승뿐 아니라 카드 수수료, 배달 앱 수수료 등에 대한 부담도 늘어난 상황”이라며 “가맹점들이 하루 50마리는 팔아야 월수익을 남기는데 최근에는 50마리를 팔아도 모자랄 정도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선두업체인 BBQ가 선제적으로 가격 인상을 단행하면서 치킨업계 양대산맥은 교촌은 물론 BHC, 네네, 굽네 등 다른 회사들도 조만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