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박 대통령 탄핵]"제왕적 대통령 어떻게든 손보자"...불붙는 개헌론

탄핵인용은 국가권력 대수술 신호탄

3권간 견제와 균형 복원이 화두

한국-바른-국민당은 분권형 대통령제 주장

민주당은 입장 유보하지만 논의동참 불가피

박근혜 대통령이 10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선고를 받고 파면된 것은 단순히 특정 최고권력자의 거취 문제를 넘어 국가권력 대수술을 예고하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을 불러온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는 근본적으로 따져 볼 때 최고권력자에 집중된 현행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국가권력 체계를 합리화하기 위한 헌법 개정 논의에 한층 더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정치권은 지난해 10월 국정농단 사태가 공론화된 이후 개헌을 준비해왔다. 개헌론의 화두는 ‘입법·사법·행정의 3권간 견제와 균형을 어떻게 조화롭게 복원할 것이냐’이다. 우선 대통령에게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된 현행 대통령중심제를 손 봐야 할 지 말지부터가 쟁점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선택지는 크게 3가지다. 분권형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 혹은 현행과 같은 대통령 중심제 중 택일하는 것이다. 또한 대통령의 임기 조정에 관해선 기존의 5년 단임제를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임기만 늘린 6~8년 단임제를 할 것인가, 또는 4년 중임제를 할 것인가 등을 놓고 정치권의 난상토론이 진행돼 왔다.


현재 제 1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제외한 여야 주요 정당들은 개헌에 찬성하는 상태다. 국정농단 사태 속에서 개헌 포문을 먼저 연 곳은 자유한국당이다.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장하고 있다. 한국당이 주장하는 분권형 대통령제의 정확한 명칭은 ‘국민직선분권형 대통령제’다. 오스트리아 방식을 참조해 대통령은 직선제로 선출하지만 외교, 국방 등의 대외업무 권한 등으로만 권력을 제한하는 형태다. 내치는 국회가 선출한 총리가 맡는다. 바른정당도 4년 중임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주창 중이다. 이원집정부제 형태로서 이 역시 대통령은 외교, 국방, 통일 분야 등으로만 권한이 제한된다. 나머지 내치는 국회가 뽑은 총리가 맡는다는 방식이다. 국민의당은 6년 단임의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중이다. 이들 3당은 특히 대선 전에 개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들 3당 대선주자 중에선 현재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만이 대선후 개헌을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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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더불어민주당측은 아직 구체적인 개헌의 로드맵을 내놓지 않고 있다. 개헌 논의는 다음 정부가 출범한 이후에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현재의 대선주자 지지율대로라면 조기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므로 굳이 대통령의 권한과 임기를 축소하는 개헌안에 적극 동참할 유인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개헌론에 대한 청사진 마련이 늦어질 경우 민주당이 벌써 ‘대세론’이나 ‘기득권’에 안주하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질 수 있다. 따라서 최소한 대선 직후에는 민주당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개헌논의에 동참하게 될 것으로 정치권은 내다보고 있다.

◇정당별 개헌 입장

△더불어민주당
-개헌은 차기 정부 집권후 논의
-제왕적 대통령제 폐단엔 공감
△자유한국당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대선 이전에 개헌 완료 주장
△바른정당
-4년 중임 분권형 대통령제 도입
-대선 전, 혹은 내년 지방선거 전 개헌 주장
△국민의당
-6년 단임 분권형 대통령제
-대선 전 개헌 주장 완료 주장


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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