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사진·81) 동원그룹 회장이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한 지 약 3개월만에 또 두산생물자원을 사들이며 팔순의 나이에도 신성장동력을 위한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2년 동안에는 6,50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M&A에 투입, 보수적인 식품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고 있다는 평가다.
동원그룹 계열사 동원F&B(049770)는 지난 10일 353억원에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생물자원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두산생물자원은 ㈜두산이 생물자원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세운 자회사로 사업 범위가 가축사료 공급부터 사육 관리까지 낙농, 양돈, 양계 등 축산농업 전 과정에 걸쳐 있다. 동원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사료 계열사인 동원팜스와 시너지를 창출해낸다는 방침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두 회사의 연구개발(R&D) 기술력, 구매력, 영업력 등 노하우가 더해진다면 미래유망산업인 사료부문 경쟁력이 배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동원그룹은 이번 인수를 포함해 최근 2년 동안 M&A 시장에서 약 6,443억원을 쏟아부으며 명실상부한 큰손으로 부상했다. 과감한 M&A에 인색한 식품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행보로 여기에는 신성장동력을 확고히 확보하겠다는 김 회장의 의지가 강하게 실렸다는 분석이다. 동원그룹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수산·식품·포장·물류를 주력 사업부문으로 삼으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매물 위주로 매년 2~3건의 M&A를 꾸준히 벌여왔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동원산업(006040)이 종합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동원그룹 M&A 역대 최대 금액인 4,200억원에 사들였다. 같은 해 7월에는 동원홈푸드를 통해 국내 최대 가정간편식(HMR) 전문 온라인몰 ‘더반찬’을 약 300억원에 사들였고 지난 2015년 9월에는 동원F&B가 450억원에 온라인 축산물 유통업체 금천을, 포장재 계열사 동원시스템즈(014820)가 베트남 포장재 업체 TTP와 MVP를 각각 인수한 바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1위 물류업체 제마뎁 인수전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