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 카리브해의 아이티에서 사망사고를 낸 버스가 도주하면서 가두행진을 하던 군중을 또 다시 덮쳐 최소 38명이 숨졌다고 현지언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사고는 아이티 서부 항구 도시 고나이브 외곽에 있는 한 마을에서 이날 오전 4시께 북부 항구 도시 카프아이시앵을 출발해 수도 포르토프랭스로 향하던 한 버스가 정류소에 있던 2명의 보행자를 충격한 것에서 시작했다. 이 버스는 사고 후 5㎞를 도주하다가 부활절 시기에 열리는 아이티 전통 음악행사인 라라 축제에서 행진하던 군중들을 덮쳤다.
이 때문에 정류소에서 사고를 당한 보행자 중 1명을 비롯해 가두행진하던 음악인 등 34명이 현장에서 숨졌다. 4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 부상자는 12명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사고 현장으로 몰려든 성난 군중들을 자제시켰고, 응급구조대원들은 부상자들을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사고 현장을 수습한 지역 정부의 한 공무원은 “사고 현장으로 몰려든 군중들이 사고 버스 승객들이 안에 탑승해있는데도 버스에 불을 지르려고 했다”며 “일부 군중은 지나가는 버스를 향해 돌을 던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런 사고를 낸 운전자들은 보복 살해를 당할까 봐 일반적으로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한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사고를 수습한 후 보호하고 있던 버스 기사와 승객들을 석방했지만 버스 기사는 도주한 상태라고 밝혔다. 아이티에서는 운전자, 보행자 등이 교통질서를 거의 지키지 않아 교통사고 위험이 크고 운전하기가 매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은 피해자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하고, 철저한 사고 조사를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