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신산업 규제 1년 내 푼다

IoT 등 시장진입 쉬워질 듯

지난 2008년 창업한 미국 숙박공유 업체 ‘에어비앤비’는 현재 시장가치가 무려 310억달러(약 36조원)에 이른다. ‘개인의 집을 여행객과 공유한다’는 아이디어가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에어비앤비의 성공은 국내 업체들에도 영감을 줬다. 하지만 규제의 벽에 부딪혔다. 관광숙박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민간인이 자신의 거주공간을 유료로 빌려주면 불법이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이런 규제를 완화해달라며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했다. 그러나 수년째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답만 받았다. 정부가 검토만 할 뿐 실질적인 규제 완화는 하지 않는 것이다.

앞으로는 에어비앤비 같은 사례가 확 줄어들 전망이다. 정부가 신기술이나 사업 아이템 출시를 막는 규제가 발견되면 1년 안에 이를 의무적으로 정비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13일 정부에 따르면 관계 부처는 ‘신산업 관련 규제 정비 의무화 방안’을 다음달 발표할 4차 산업혁명 종합대책에 포함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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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관계자는 “신제품·서비스에 대한 공공 부문의 초기 시장 창출과 신속한 출시를 위해 규제개혁 시스템을 개선하자는 차원에서 규제 정비 의무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ICT 융합기술이 아닌 신기술에도 이런 규정을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은 기존에 규제 개선을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ICT특별법)’ 등을 개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2013년 제정된 ICT특별법은 신제품·서비스에 대한 허가 기준이 없거나 기존 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맞지 않는 경우 일단 임시로 출시를 허가하는 제도다. 임시허가 기간은 1년을 부여하고 필요하면 1년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법을 실제 이용한 건수는 3건에 불과하다. 임시허가 기간 중 정부에 관련 규정 정비를 강제할 장치가 없다는 점이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차재필 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임시허가 기간 안에 관련 규정이 고쳐지지 않으면 시장에서 도로 철수할 수밖에 없다는 리스크 때문에 기업들이 제도 이용을 꺼린다”고 전했다.

앞으로 법 개정을 통해 규제정비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이 생기면 신기술 출시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임시허가가 허용된 제품에 무조건 정비 의무를 부과할 예정이다. ICT특별법은 특별법이기 때문에 ICT를 이용한 에어비앤비나 사물인터넷(IoT) 등의 분야가 수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정부는 ICT 융합기술뿐 아니라 신기술로 평가되는 분야에 대해서도 이 같은 의무화 조치를 적용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부의 이번 조치가 신기술의 빠른 시장 진입을 촉진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정영석 대한상공회의소 규제혁신팀 차장은 이에 대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정부의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완화 추진을 환영한다”면서도 “우리보다 앞서나가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을 볼 때 규제 정비 등에 좀 더 속도를 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규제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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