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한미FTA 5년…자유무역의 가치 되새겨본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일 발효 5년을 맞는다. 양국 교역량은 글로벌 무역침체에도 지난 5년간 1.7% 늘어났고 상대국 수입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높아졌다. 우리의 대미 상품수지 흑자는 지난해 233억달러로 불어났고 미국도 서비스수지 흑자가 141억달러로 증가했다.


지난 5년의 성적표는 과감한 개방으로 ‘FTA 강국’을 만들겠다는 자유무역 기조가 올바른 방향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해준다. 과거 한미 FTA 체결 당시 반대가 거셌지만 양국이 윈윈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을 부인하기 어렵다. 가장 우려됐던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이 지난해 67억2,000만달러로 FTA 이전보다 오히려 1.7%나 줄어든 반면 한국산 자동차 수출이 연평균 12.4% 늘어난 것은 단적인 예다. 우리 기업들이 대미 투자 및 일자리 확대에 나서면서 외교·안보 동맹관계가 탄탄해진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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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공세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한미 FTA 이후 한국과의 무역 적자가 두 배로 급증했다”며 재협상을 시사했고 삼성과 LG를 겨냥해 ‘무역 부정행위’를 일삼는다는 비난도 들려온다. 하지만 한미 FTA로 한국만 이득을 보는 게 아니라 미국도 서비스 수지에서 막대한 흑자를 내고 있으며 대미 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한국이 대유럽 교역에서 무역적자를 본다고 FTA 재협상을 요구하지 않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백악관 통상라인에서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런 현실을 제대로 깨닫기 시작했다는 방증일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한미 FTA의 본질을 정확히 인식하고 국제무역은 어느 일방이 손해를 보고 이익을 내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우리 통상당국도 한미 FTA의 성과를 분명한 논리로 설득하고 대응함으로써 양국이 윈윈하는 결과를 만들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미 FTA가 글로벌 교역의 모범사례이자 자유무역의 상징으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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