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권해효, 서영화, 박예주, 송선미가 참석한 가운데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근래 영화 취재현장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취재진의 열기가 뜨거웠다. 그도 그럴법한 것이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지난해 불륜설 이후 처음으로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자리였기 때문에 수많은 매체들이 몰려서 두 사람의 사진을 담기 위해 치열한 취재경쟁을 펼쳤다.
이날 언론시사회에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마이크를 잡을 때마다 플래시 세례가 나이트클럽을 연상시킬 정도로 터져나오자 홍보사에서는 “첫 질문 이후에는 가급적 플래시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거듭 부탁까지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마이크를 잡으면 어김없이 플래시 세례가 쏟아졌다.
이런 가운데 홍상수 감독은 먼저 마이크를 잡고 “저희 두 사람 서로 사랑하는 사이이고, 나름대로 진솔하게 사랑하고 있다”라는 말로 김민희와 열애중임을 정식으로 공개했다. 이어 김민희도 “우리는 만남을 귀하게 여기고 믿고 있고, 진심을 다해서 만나고 사랑하고 있습니다”라며, “이로 인해 저희에게 놓여진, 다가올 상황에 대한 것들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며 불륜을 초월한 사랑임을 재확인시켰다.
이날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손에 커플링도 끼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1960년 생인 홍상수 감독과 1982년 생인 김민희는 아버지와 딸이라고 해도 좋은 22살의 나이 차이가 났지만, 두 사람은 손에 커플링을 끼고 난처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서로 옆자리를 바라보며 손을 꼭 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홍상수 감독은 불륜설로 인해 일반 국민들이 불쾌해한다는 말에 “사람들마다 처지나 성격 등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모두 의견이 갈리기 마련인데, 이를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저와 김민희씨 주변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이것이 특별히 법에 저촉된 행위가 아니라면 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나 역시 남들에게 똑같은 대우를 받고 싶다”며 불륜이라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희는 이 과정에서 중압감을 이기지 못한 듯 살짝 눈물을 보이기도 하며 “이 자리에 와주셔서 감사하다”고 마지막 인사를 마쳤고, 영화감독으로 데뷔한 이후 아마도 가장 많은 국내 취재진들과 만났을 홍상수 감독 역시 “어떤 이유로 이 자리에 오셨든 영화는 영화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 영화감독과의 불륜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여배우 영희(김민희 분)가 외국의 한 도시와 강릉에서 보내는 시간들을 그린 이야기로, 김민희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오는 3월 23일 개봉한다.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