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펀드(선박투자회사)가 투자 경고에도 불구하고 연일 상한가로 치솟고 있다. 해운업 불황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지만 개미들 위주로 투기성 매매가 몰려 주의가 요구된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1~4호는 이달 들어 거래정지일을 제외하고 하루도 빠짐없이 급등했다. 투자위험 종목으로 지정돼 전날 거래정지를 겪었지만 이날 하루 만에 모두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코리아1호는 이날 거래정지 전까지 24.43% 올라 상한가를 기록했고 코리아 2~4호 모두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또 다른 선박펀드인 동북아10~14호도 나란히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선박펀드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배를 사거나 만들고 이를 해운사에 빌려주고 받는 용선료와 선박 판매에 따른 매매차익 등으로 수익을 낸다. 최근 이들 종목의 주가 상승은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성 매수세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코리아1~4호는 파산선고로 상장 폐지된 한진해운에 주로 배를 빌려 준 선박펀드다. 이 때문에 올해 들어 롤러코스터를 탔던 한진해운 주가와 함께 요동쳤다. 특히 코리아1호는 영업이익이 2015년 대비 30% 이상 줄었고 2호도 자본잠식으로 거래가 정지되기도 했지만 투기성 거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1월 이후 기관투자가의 매매 없이 개인투자자만 단타 매매를 벌이고 있다”며 “해운업 회복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묻지마 투자’는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거래소는 이날 코리아1~4호에 감사의견 비적정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이들 종목은 이날 오후2시9분부터 매매거래가 정지됐다. 조회공시 답변시한은 오는 17일 오후6시까지로 매매거래 정지는 조회공시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