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보통사람’에서 김상호는 민주화의 기운이 찾아오기 직전인 1987년 유력 일간지인 자유일보의 민완기자 ‘추재진’을 연기한다. ‘추재진’은 ‘보통사람’으로 살아가길 원하는 평범한 가장이자 강력반 형사인 ‘성진’(손현주 분)의 친한 동네 형이자, 사회의 어두운 면을 찾아내 밝혀내고야 말겠다는 정의감이 투철한 기자다.
영화 ‘보통사람’ 김상호 / 사진제공 = 오퍼스 픽쳐스‘보통사람’에서 김상호의 가발은 원래 김상호가 대머리였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굉장히 자연스럽다. 물론 그동안 김상호가 영화에서 간혹 가발을 쓰고 등장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영화의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가발을 쓰고 등장한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영화 ‘보통사람’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경제 서경스타와 인터뷰를 통해 만난 김상호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가발을 쓰고 출연한 에피소드에 대해 이야기했다.
처음 김상호에게 가발을 쓸 것을 제안한 것은 ‘보통사람’을 연출한 김봉한 감독이었다. 그 말에 김상호는 “가발이라는 것이 날 꾸미는 것 같았다”며 단박에 그 제안을 거절했다고.
하지만 김봉한 감독은 포기하지 않고 김상호에게 “여태까지의 김상호와 다른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다”며 거듭 가발을 권했고, 김상호는 “어차피 사람들이 김상호가 대머리인거 다 아는데, 내가 가발을 쓰고 나오면 그 순간 사람들이 웃어버릴 것이고 그럼 영화의 주제고 뭐고 전달이 하나도 안 된다”며 다시 거절했다.
그럼에도 김봉한 감독은 “절대 그런 일 없을 것이다. 날 믿어달라”며 거듭 가발을 권했고, 결국 김상호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가발을 쓰고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영화 ‘보통사람’ 김상호 / 사진제공 = 오퍼스 픽쳐스평소에도 가발을 전혀 착용하지 않던 김상호는 자신의 머리에 꼭 맞춘 맞춤형 가발임에도 처음에는 “벽돌 하나를 머리 위에 올린 기분”이라고 할 정도로 불편했다고. 하지만 쓰고 다니면 다닐수록 가발을 쓴 자신이 익숙해져 “나중에는 가발이 없으면 오히려 허전하고 이상해서, 이래서 사람들이 가발을 쓰는구나 싶었다”며 가발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가발은 영화 ‘보통사람’의 촬영이 끝난 후 가발을 제공한 업체에서 다시 가져갔다고. 김상호는 “내 머리에 맞춘 가발이긴 하지만 워낙 비싼 거라 그런지 주지 않았고, 나도 차마 달란 이야기를 못 했다”고 웃으며 “어차피 평소에 잘 쓰지도 않는데, 괜히 가발 받아봐야 밤중에 보고 놀라기나 할 것 같다”며 가발도 좋지만, 대머리인 채로 사는 것이 속 편하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한편 영화 ‘보통사람’은 열심히 범인을 잡아 국가에 충성하는 강력계 형사이자 가족과 함께 2층 양옥집에서 번듯하게 살아보는 것이 소원인 평범한 가장 성진(손현주 분)이 우연히 대한민국 최초의 연쇄살인범일지 모르는 용의자 태성(조달환 분)을 검거하게 되면서, 안기부 실장 규남(장혁 분)이 주도하는 은밀한 공작에 깊숙이 가담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3월 23일에 개봉한다.
/서경스타 원호성기자 sestar@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