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장면은 1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 골프장(파72·7,419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9번홀(파4)에서 연출됐다. 두 차례 연속으로 티샷 실수를 범해 2타의 페널티를 받은 왕정훈은 5타째도 그린 왼쪽 깊은 러프로 보내면서 곤경에 빠졌다. 다시 1벌타를 보탠 뒤에도 러프, 그린 옆 벙커를 전전하는 불운이 이어져 8타 만에야 그린을 밟을 수 있었다. 2퍼트를 더해 10타 만에 홀 아웃하면서 이름도 생소한 섹스튜플보기(+6)를 기록했다.
2라운드에서 공동 8위에 올라 상위 입상이 기대됐던 왕정훈은 이날 9번홀 ‘사고’로 5오버파 77타를 친 탓에 공동 39위(중간합계 이븐파)까지 미끄러졌다. 지난해 유럽 투어 신인왕에 올라 미국 PGA 투어 진출을 꿈꾸는 그로서는 값비싼 레슨을 받은 셈이다.
지난해 PGA 투어 신인왕 출신인 에밀리아노 그리요(25·아르헨티나)도 참사를 겪었다. 공동 2위로 출발한 그리요는 왼쪽 호수를 끼고 휘어진 형태의 6번홀(파5)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리다 볼을 워터해저드에 빠뜨렸다. 벌타를 받고 같은 자리에서 친 네 번째 샷 역시 그린과 맞닿은 바위에 맞고 물 속으로 사라졌다. 6타째 만에 물을 넘긴 그는 아이언 클럽을 호수에 던져 버렸다. 이 홀에서 4타를 잃어 퀸튜플보기를 범한 그리요는 이날만 6오버파 78타를 기록, 공동 19위(3언더파)로 밀리면서 우승권과 멀어졌다.
케빈 키스너와 찰리 호프먼(이상 미국)가 중간합계 11언더파로 3타 차 공동 선두에 나섰고 이날 나란히 7타씩을 줄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리키 파울러(미국)가 각각 공동 8위(6언더파)와 공동 11위(5언더파)에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