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선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실제 매각 의사가 있는지 논란이 분분하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지배구조 탓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84.58%를 보유한 사모펀드 G&A다. 이 G&A의 지분은 LS네트웍스(000680)가 98.81%를 갖고 있다. LS그룹의 일원인 LS네트웍스가 사실상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주인이나 마찬가지인데, 이베스트투자증권을 팔아버리면 증권업에서 발을 빼야 하는 만큼 LS그룹이 매각하는 형식만 취할 뿐이라는 것이다.
LS그룹은 범LG(003550)가(家)로,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증권업에 관심이 매우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구 회장은 과거 LG그룹 계열사이던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에서 1995년부터 6년간 국제·소매영업 상무 전무, 영업총괄담당 부사장을 지낸 증권맨이다. 그럼에도 직접 증권사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 G&A가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할 때 1,010억원(30.15%)을 투자하며 우회적으로 증권업에 발을 걸쳤을 뿐이다. 구 회장이 PEF를 통해 증권업에 진출한 데는 LG카드 사태가 결정적이었다. 증권가 2위였던 옛 LG증권이 ‘LG카드 사태’의 영향으로 2004년 우리금융지주로 넘어가는 등 LG그룹을 포함한 범LG가는 카드사태 책임을 지고 ‘자의 반 타의 반’ 금융업에서 철수했다. 이후 범LG가인 희성그룹이 옛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했으나 실패하며 범LG그룹의 금융업 재진출도 무위에 그쳤다.
현재 재계 빅4중 LG그룹만 유일하게 금융사가 없는 상황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LS그룹을 넘어 범LG가 전체에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매각주체인 LS네트웍스가 기대금액을 낮추고 있지 않다는 점 또한 진성매각 논란을 불러 일으킨다. LS네트웍스가 이베스트증권에 투자한 금액은 약 4,727억원이다. 매각 측은 이와 비슷한 수준의 거래금액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의 1.5배 수준으로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업 평균인 0.6배의 PBR을 감안해 매각한다면 LS네트웍스는 1,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매각이 불발되더라도 밑지고 팔지는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공개 매각으로 선회했음에도 최근 3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점도 시장에선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유통주식 물량이 가뜩이나 적은 상황이라 적정 매각가 산정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지적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권업에 대해 범LG가의 애착이 클 뿐 아니라 범LG가 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