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朴 소환에…심란한 최순실

22번째 재판서 머리 감싸 쥔 채 힘든 모습 보여

김기춘·조윤선 내달 6일 첫공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검찰의 조사를 받던 21일 오후 2시10분. 바로 옆 서울중앙지법에서는 ‘비선실세’ 최순실(61)씨의 22번째 재판이 시작됐다. 그간 자신의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며 증인을 직접 신문하기도 했던 최씨는 이날 재판에서는 지치고 피곤한 듯 별다른 말이 없었다. 때때로 양손으로 머리를 감싸 쥔 채 골똘히 생각하거나 무언가를 필기구로 쓰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이 끝난 뒤 최씨 변호인은 기자들에게 “(22번의 공판을 치른) 피고인이 매우 힘들어서 어딜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또 “최씨가 오늘 당장 검찰의 소환 조사를 받지는 않는다”면서 “(최씨는)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소식을 구치소에서 뉴스를 통해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최씨가 변호인 외 누구와도 만나지 못하는 접견금지 처분을 4개월째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유엔인권이사회(UNHRC) 청원절차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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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판에는 김인회 KT 부사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김 부사장은 KT가 최씨 소유의 더블루K, 최씨의 조카 장시호(38)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와의 사업계약을 검토하는 과정에 박 전 대통령이 개입한 경위에 대해 증언했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황창규 KT 회장과 독대한 뒤 봉투를 주며 “이 안에 들어있는 서류를 잘 챙겨보라”고 했다. 봉투에는 더블루K의 3억원짜리 스포츠 연구용역 제안서와 영재센터가 작성한 KT 알파인스키팀 창단 계획서가 들어 있었다. 영재센터는 20억원 규모의 알파인스키팀 창단 용역계약을 제안했다고 한다. 김 부사장은 두 사업 모두 계획서가 부실하고 요구 액수가 터무니없이 컸지만 대통령 요청사항이라 단번에 거절하지 못하고 7월께야 안 전 수석에게 정중히 사양 의사를 알렸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5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를 재판하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다음달 6일 첫 공판을 열기로 했다. 첫 공판에는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 모두 나와야 한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을 증인신문할 예정이다. 유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 김 전 실장이 문체부 공무원들의 인사에 개입한 내용 등을 폭로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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