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고문인 로렌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이날 리커창 중국 총리와 가진 비공개 회담에서 중국 정부가 수입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매기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모든 국가가 무역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도 원자재를 대량으로 수입하는 호주 등에 대해서 무역수지 적자 문제를 안고 있다”고 두루뭉술하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수입 자동차에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한다. 가령 3.6ℓ 엔진과 5단 자동 변속기가 장착된 지프사의 ‘랭글러’ 모델의 경우 미국 내 권장 소매가가 4만530달러(약 4,520만 원)에 그치는 반면 중국에서는 7만1,000달러에 팔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높은 관세로 중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수입차 비중은 5% 미만에 그치고 있어 미국의 25%와 대조된다”고 중국을 비판하는 한편, ‘평평한 운동장’론을 거듭 설파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미국 완성차와 자동차 부품의 대중 수출액은 8억1,700만달러였던 반면,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17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이처럼 자동차 부문의 무역역조가 큰 탓에 미 언론들은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주요 안건이 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무역적자가 중국의 고관세 때문만은 아니라고 NYT는 지적했다. 자동차 가격은 운송부터 인증, 옵션, 시장규모 등 여러 요소에 영향을 받아 결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피아트크라이슬러(FCA) 등 미국 완성차 업체들은 현지화를 통해 관세 폭탄을 피하는 동시에 운송비도 절감해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