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가 대선주자들에게 전달할 제언문에서 특히 강조한 것은 시장경제와 기업 자율성이다. 새로 들어설 정부에 대해 정책 일관성을 주문하면서 정부주도형 성장공식인 ‘대한민국 주식회사’를 과감히 포기하고 민간 주도의 파괴적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상의 회장단은 22일 발표한 제언문에서 경제계와 새로 들어설 정부가 ‘2인3각’ 플레이를 통해 국가 경제를 변화시키자고 주문하면서 ‘공정사회·시장경제·미래번영’의 3대 틀과 9대 과제를 제시했다.
공정사회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경제주체 상호 간의 신뢰 회복 △기업 지배구조 개선 △고용 이중구조 해소 등의 과제를 건의했다. 특히 경영 관행의 선진화를 원하는 국민 요구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를 꼭 바꾸되 해법은 시장에 맡겨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말 도입된 스튜어드십코드에 따라 기업 스스로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을 실천해 나갈 테니 상법개정 등을 통해 규제를 강화하지 말아달라는 호소다.
시장경제의 틀과 관련해서는 △정책의 일관성 유지 △혁신기반 재구축 △서비스산업 선진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정부 역할 재정립을 강조하며 새 정부가 출범하는 5년마다 정책 방향이 바뀌지 않도록 인기가 없더라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정부 주도 성장 공식을 버리고 민간 주도의 파괴적 혁신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대한상의 자문위원)는 “경제에 대한 안정성이 확보돼야 미래 예측 가능성도 높아져 기업들이 사업을 벌일 수 있다”며 “차기 정부는 일관적으로 정책을 펴 경제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언문은 ‘메이드 인 코리아 신화’가 저물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정해준 것만 하는 포지티브 방식의 연구개발(R&D) 시스템을 연구자가 아이템을 제시할 수 있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꾸자고 제안했다. 4차 산업혁명을 뒷받침할 인프라 투자와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지속가능 인프라를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미래 번영의 틀과 관련해서는 △성장-복지 선순환 △교육 혁신 △인구 충격에 대한 대응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