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골프 철학은 다름 아닌 ‘경기는 져도 필드 패션은 뒤지지 말자’다. 나보다 잘 치는 골퍼는 수도 없이 많아 그들을 실력으로 이기는 것은 어렵지만 적어도 골프 패션 감각 만큼은 홀인원 플레이어 부럽지 않게 발휘해야 필드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다.
그렇다고 무작정 튀는 패션이 능사는 아니다. 개성을 표현하면서도 세련되고 스타일리쉬한 필드 룩을 통해 골퍼 자신은 물론 라운딩한 멤버들에게 함께 필드를 밟는 것 만으로도 기분 좋은 느낌을 준다면 그 날 스코어와 무관하게 성공한 경기가 아닐까.
사실 필드에 나가기 전에 여성들은 내일 경기 스코어 보다는 어떤 골프복을 입고 스타일리쉬하게 연출할까라는 고민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잘만 빼 입어도 자세가 더좋아 보이는 데다 편안한 착용감은 경기 진행에도 적잖은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휠라 골프는 기능성을 강화한 동시에 세련되고 심플한 디자인의 골프룩을 선보였다. 다양한 움직임을 요하는 라운딩 중에는 편안하면서도 활동성을 갖춘 상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시즌 휠라 골프의 빅 로고 포인트 라운드 스웨터(19만 8,000원)는 코튼과 아크릴 혼방 소재로 부드러운 촉감을 제공했다. 이 제품은 요즘 같은 환절기에 딱 입기 좋은 옷으로 꽃샘추위 라운딩에 제격이다. 네이비 색상을 메인으로 소매 부분에는 화이트와 블루를 컬러 블로킹해 스타이리쉬함을 한층 부각했다. 가슴 부분에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상징하는 빅 ‘F’ 로고를 포인트로 가미해 세련된 감각을 돋보이도록 했다. 푸른 계통의 컬러가 차분하면서 이지적인 느낌을 주며 체온을 유지하기 좋은 보온성을 갖춘 니트 소재가 마치 캐시미어를 입은 듯 가볍고 부드러워 활동성을 높였다.
상의 스타일과 조화를 이루는 ‘큐롯’을 매치했더니 발랄한 필드 룩이 완성됐다. 컬러 배색 큐롯(19만 8,000원)은 H라인 스커트 실루엣에 스트레치 소재를 사용해 앉았다 일어나는 자세를 십수 차례 취했어도 구김이 거의 가지 않는다. 아랫배를 감싸주는 핏 감으로 은근히 따뜻했다. 속바지가 부착된 디자인이라 운동시 노출 염려도 없다.큐롯은 블루, 네이비, 화이트를 혼용해 상의와 느낌이 비슷하지만 컬러블록으로 디자인 포인트를 줘 자칫 비슷한 컬러가 줄 수 있는 밋밋함을 탈피했다. 확실히 그린 위에서의 블루 컬러는 지나치게 의상에 신경 쓴 듯 하지 않으면서 차분하고 쿨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실패할 염려가 적은 것 같다.
화이트를 베이스로 옐로우를 포인트 컬러로 활용한 골프화를 선택했다. 윈드밀 17 우먼스(15만 8,000원)는 굴곡이 많은 국내 지형에서 경기를 진행하는 골퍼들을 위해 바닥 전체에 특수고무 재질을 적용해 우수한 접지력을 갖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여기에 상, 하의 컬러와 맞춤한 스트라이프 니삭스와 헌팅캡으로 화룡점정을 찍었더니 모두 ‘그린 퀸’이라고 입을 모았다. 의상에서 오는 자신감은 확실히 스코어로 이어지는 것 같다.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나이스 샷’의 에너지는 완벽한 패션에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