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품었던 꿈과 열정, 우리가 실천한 노력, 우리가 이룩한 성과들은 반드시 평가 받는 날이 올 것입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22일 “갑작스러운 외환위기로 세계 경영을 완성하지 못했던 것이 안타깝다”며 “GYBM 사업을 통해 대우의 명예를 지키고 사라져가는 도전의식, 해외를 향한 개척 의지를 다시 일깨우겠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업 50주년 행사에서 기념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1967년 김 전 회장이 세운 대우실업에서 시작한 대우그룹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대우그룹은 창립 30여년만인 1998년 41개 계열사, 396개 해외 법인을 거느린 재계 2위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하지만 1997년 IMF 외환위기 고비를 넘지 못하고 1999년 해체돼 각자도생의 길을 걸어왔다. 대우그룹 전직 임직원 200여명은 해마다 대우 창립 기념일인 3월 22일에 모여 기념행사를 열어왔다.
김 전 회장은 기념사에서 “늘 앞을 보며 살고 항상 앞장섰고 모범을 보였다”며 “아무도 생각지 않는 일을 찾아 스스로 도전했고 이런 노력이 국가 발전과 후대의 번영을 위한 주춧돌로 삼고자 했다”고 밝혔다. 그는 “창조, 도전, 희생이라는 대우정신의 가치를 이 땅에 남겼다”며 “역사상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했던 해외 진출을 처음으로 이루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외환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드러냈다. 그는 “세계 경영의 완성을 확신했고 대한민국 경제 영토를 넓히기 위해 철저한 현지화와 지역본사제도를 구상했다”며 “다만 갑작스러운 외환위기로 과업을 완성 못한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저를 믿고 뜻을 모아 세계를 무대로 함께 뛰어준 여러분의 노고에 보답하지 못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따뜻한 말 한마디 못 건넨 것이 가슴에 사무친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대우 정신을 글로벌 인재 양성 프로그램인 GYBM을 통해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대우의 명예를 지키고 사라져가는 도전 의식, 해외를 향한 개척 의지를 일깨우려는 GYBM 사업에 앞으로도 많은 성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김우중 전 회장을 비롯해 김 회장의 배우자인 정희자 여사, 이경훈 전 ㈜대우 회장, 김용원 전 대우전자 회장, 박성규 전 대우통신 회장, 윤영석 전 대우중공업 회장, 홍성부 전 대우건설 회장, 홍인기 전 대우조선해양 초대사장, 박용근 전 대우그룹 사장 등 회장단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대우 50주년을 기념해 제작한 다큐멘터리 ‘내 아버지의 연대기’ 하이라이트 영상이 상영됐다. 또 이날 기념식에서는 ‘김우중 어록’ 신간 헌정식도 있었다. ‘대우맨’들은 대우 배지를 달고 대우 가족의 노래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