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공명영상(MRI)이나 컴퓨터단층(CT) 등 영상기기의 데이터 표준화가 이뤄지지 않아 병원을 옮길 때마다 재촬영을 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료 측정 데이터의 표준화와 신뢰성 확보가 선결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22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건강 100세 시대를 위한 의료-빅데이터 명품화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선 안봉영 표준연구원 박사는 “국민 건강관리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해지면서 가치 있는 의료 빅데이터 생산을 위한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면서 “병원과 측정 표준기관을 중심으로 의료 데이터 명품화가 시급한 분야를 선별해 의료기기 측정 표준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디.
현재 의료산업은 인공지능(AI) 기반의 의료서비스를 통해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열고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한 의료 데이터는 아직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의료현장에서는 병원별로 혈압기·MRI 등의 의료 측정 기준과 데이터가 표준화되지 않아 환자들이 새로 내원하면 기존 데이터의 신뢰성 미비를 이유로 다시 촬영을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단순한 진료에도 검사 비용이 과다하게 들어 의료소비자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동일 질병으로 30일 이내 타 기관에 내원한 환자 중 CT를 다시 촬영한 경우가 2015년 13만2,099명에 달했으며 이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 162억8,600만원에 달했다. 같은 조건에서 MRI의 경우도 1만945건, 26억2,800만원의 의료비가 지출됐다.
안 박사는 “원격의료 등 미래 의료산업에서는 데이터 공유와 분석이 가능한 정제되고 가치 있는 빅데이터 생산이 중요하다”면서 “의료 빅데이터 생산을 위한 기관을 지정하고 확립된 측정 표준을 적용해 명품화 빅데이터를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축사에서 “의료-빅데이터는 국민건강 증진과 국내 의료 환경의 전문성 및 저변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며 “최근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 빅데이터 추진단’을 구성한 만큼 내실 있는 의료-빅데이터 명품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열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원장은 “이번 토론회는 의료데이터 표준화를 통한 의료비 부담 해소 방안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