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현주, 장혁, 김상호 등 대표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으로도 기대를 모았던 영화 ‘보통사람’은 오늘(23일) 개봉과 동시에 배우 라미란의 색다른 연기 변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보통사람’은 1980년대, 보통의 삶을 살아가던 강력계 형사 성진이 나라가 주목하는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리며 삶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극 중 라미란은 손현주의 아내 ‘정숙’ 역을 맡아 진정성 있는 열연으로 큰 울림을 전했다. ‘정숙’ 캐릭터는 그때 그 시절 가난해도 정직하게 살고 싶었던 평범한 아내이자 엄마. 라미란은 ‘정숙’을 통해 청각장애인을 연기, 생애 최초로 대사 한마디 없이 오로지 눈빛과 수화, 몸짓 만으로 감정을 표현해내며 열연을 펼쳤다. 가족을 위해 위험한 출세의 길을 선택한 남편과 다리가 불편한 아들에게 늘 헌신하는 우리네 어머니를 섬세한 감정선으로 그려낸 라미란은 표정만으로 묵직한 울림을 전하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더욱이 이번 도전은 라미란의 아이디어로 이뤄진 것으로 더욱 눈길을 끈다. 지난 제작보고회 현장에서 라미란은 “시나리오에 주옥 같은 대사들이 있었는데 감독님께 ‘정숙’이 말이 없으면 어떨지 조심스레 제안 드렸다.
‘정숙’의 침묵이 오히려 남편 ‘성진’에게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무게감을 실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비화를 공개하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이에 ‘보통사람’을 연출한 김봉한 감독은 “라미란의 제안을 듣고 곧바로 대사를 없앴다. 이는 배우 라미란에 대한 무조건적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강한 신뢰를 드러냈고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춘 손현주 역시 “라미란은 천 가지의 얼굴을 가진 천상 배우다. 부부로 호흡을 맞출 수 있어서 무한한 영광이었다”며 라미란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매 작품 연기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새로운 도전에 임하는 배우 라미란. 대사 하나 없이도 뚜렷한 존재감을 각인시킨 영화 ‘보통사람’에 이어 오는 4월 26일에는 영화 ‘특별시민’에서 정치인 캐릭터에 도전, 어김없이 ‘믿고 보는 라미란’의 진가를 드러낼 것으로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