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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성장엔진 다시 돌리려면"...韓 경제 위기 처방전

<왜 지금 재벌 개혁인가>

■박상인 지음, 미래를소유한사람들 펴냄



저성장의 고착화, 제조업의 위기. 최근 들어 한국 경제를 언급할 때 자주 등장하는 표현들이다.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며 전세계의 부러움이 대상이 됐던 대한민국의 경제를 되살릴 해법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재벌 개혁론자인 저자는 ‘왜 지금 재벌 개혁인가’는 통해 그 해답을 제시한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이 다시 돌기 위해서는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고 단언하다시피 한다. 한국 경제 발전을 위해 재벌 개혁이 필요하다는 경제학자들의 이야기는 자칫 특정 기업 때리기가 될 수도 있지만, 저자는 특정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미시적 관점이 아닌 거시적 측면에서 돋보기를 들이대며 재벌 개혁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저자는 재벌의 경제력 집중은 정상적인 기업 거버넌스가 작동되지 않는 ‘황제경영’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재화·하도급·노동·금융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 자체가 이뤄질 수 없도록 만들고, 재벌 세습은 시장경제의 근간이 되는 약자의 재산권, 법의 지배, 주식회사제도를 형해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의 논리대로라면 재벌 개혁은 시장경제의 기본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며, 동시에 기술 탈취, 단가 후려치기, 노동시장 양극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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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말하는 바람직한 경제 체제는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다. 저자에 따르면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는 약자의 재산권이 실질적으로 보호받고,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이뤄지고, 최소한의 인격적인 생활을 보장하는 복지와 사회안전망이 확립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갖춘 시장경제체제다.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를 이루기 위한 선결 과제가 재벌 개혁인 만큼, 회계 감사의 투명성 제고와 같은 기업 거버넌스 개혁과 계열사 분리를 통한 소유지배구조 개혁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저자는 지난 2013년 이스라엘의 재벌 개혁을 주도한 세력이 우파 정부라는 점을 언급하며 “재벌 개혁을 통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바로잡는 것은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믿는 모두가 동참해야 하는 과업”이라고 말한다. 1만4,000원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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