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 의사당 근처에서 테러를 일으킨 범인이 범행 전 지령을 받은 정황이 확인됐다. 이로써 스스로 테러를 저지른 ‘외로운 늑대(lone wolf)’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안보 관리들이 현장에서 사살된 범인 칼리드 마수드(52)가 범행 전 지령을 받은 정황을 주목하고 있다. 마수드에게 극단주의 사상을 주입하고 런던 테러를 저지르는 데 직간접적인 도움을 준 다른 이들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수사당국은 마수드가 사용한 모바일 메신저 ‘왓츠앱’의 교신 기록을 확인한 결과 지난 22일 테러 차량으로 보행자들을 마구 치고 영국 의사당 울타리를 들이받기 몇 분 전에 왓츠앱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일 오후 2시37분에 교신이 오갔는데 첫 테러 신고가 접수된 시각은 오후 2시40분이었다.
다만 런던경찰청은 마수드와 범행현장까지 동행한 공범이 있다는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 경찰은 이번 테러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11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통상 극단주의 집단의 선전에 영감을 얻어 스스로 테러를 저지르는 자생 테러범을 ‘외로운 늑대’(lone wolf)라고 부른다. 프랑스 파리 테러 때처럼 직접 폭탄, 총기로 도심을 습격하는 극단주의 무장세력 조직원들은 이와 반대의 의미에서 ‘늑대 떼’(wolf pack)로 불린다.
IS는 런던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며 마수드가 IS의 군인이라고 주장했으나 실제로 그가 IS의 조직원 생활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최근 14년 동안 범행을 저지르지 않고 평범한 가장으로 살아온 마수드가 급진화한 경위를 밝히는 데도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영국 출신으로 국내에 거주해온 마수드는 두 차례 잡범으로 수감생활을 했다. 2003년 이슬람으로 개종한 뒤 무슬림 여성과 결혼했다. 출옥한 마수드는 한 차례도 범법행위로 입건된 적이 없었다. 오히려 지인들은 마수드가 이슬람 입문 뒤에 폭력적 기질이 사라졌다고 진술하고 있다.
/강신우PD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