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사로운 봄이다. 겨우내 움츠렸던 어린 자녀들과의 야외 나들이가 본격화되는 시즌이기도 하다. 다양한 나들이용품과 유모차를 한가득 싣고 어디론가 떠나는 가족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쯤에서 봄나들이 떠나는 우리 주변 차 속을 살짝 한 번 들여다보자. 이제 미취학 자녀를 카시트에 앉히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러운 풍경이다. 문제는 초등학교에 들어간 후다. 1학년이 되는 8세부터 슬슬 어른들처럼 바로 안전벨트를 매는 아이들이 눈에 띈다. 자녀가 두 명 이상일 경우, 이런 경향이 뚜렷하다. 작은 아이들을 살피느라 큰 아이에게까지 카시트를 강요하지 않게 된다. 초등학교 2~3학년만 돼도 카시트를 갑갑하게 느끼기 시작하고, 체격이 큰 아이라면 카시트에 앉히기란 더욱 어려워진다.
지난해 11월30일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6세 미만의 영유아가 카시트에 앉지 않을 경우 운전자에게 부과하던 과태료가 현행 3만원에서 6만원으로 인상됐다. 차 안에서의 안전을 보장해주는 생명장치인 카시트 미장착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 할 수 있다.
하지만 6세라는 이 기준은 다소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해외 카시트 의무 장착연령은 일본이 8세, 미국과 호주는 9세, 영국은 12세다. 현재 국내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아동용 카시트 역시 엄연히 사용연령이 12세까지다. 12세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표준 키와 몸무게를 고려해 제품을 생산한다는 뜻이다. 맥시코시의 경우, 등받이 각도 조절기능과 아이의 성장에 맞춘 피팅 시스템으로 초등학생이 사용하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런데 왜 초등학교만 들어가면 마치 카시트를 벗어나도 되는 나이나 된 것처럼 소홀해지는 것일까. 아이 1명당 카시트도 반드시 1개가 필요하다. 차 속 안전장치를 너무 일찍 어린 동생에게 물려주지는 말아야 한다.
카시트 장착뿐 아니라 실제 착용률도 문제는 심각하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만 6세 미만 유아용 카시트 착용률은 고속도로에서 45%(2015년)로 독일과 프랑스 카시트 착용률(90%)의 절반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카시트를 장착하는 것도, 실제 착용하는 것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 좋은 경치와 추억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리 아이들에게 안전을 선물하는 것이다. 봄나들이 떠나기 전 우리 아이의 안전장치는 제대로 갖췄는지, 잘 채웠는지 꼼꼼하고 엄격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홍하영 유진로봇 지나월드 맥시코시 마케팅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