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민주당 호남경선]“정권교체” 호남 열망이 문재인에 몰표… 대권 7부 능선 넘었다

■文, 첫 호남경선서 60.2% 압승

'아킬레스건' 호남 내 反文정서 극복

“압도적 정권교체로 기대 부응하겠다”

安 20% 李 19.4% “남은 경선 기대”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27일 오후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호남권역 선출대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문재인(위부터)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27일 오후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열린 호남권역 선출대회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문재인(위부터)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연합뉴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 대선후보 선출의 첫 관문인 호남 경선에서 60.2%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승했다. 이로써 문 전 대표는 경쟁후보들과의 격차를 여유 있게 벌리며 남은 경선투표에서도 선두를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27일 오후 광주여자대학교 유니버시아드 체육관에서 호남 순회경선을 실시했다. 호남 지역 승리는 ‘야권 심장부’의 민심을 가져간다는 의미에 더해 이어지는 충청과 영남, 수도권·강원·제주 경선의 분위기를 이끄는 실질적인 효과를 낸다.


문 전 대표는 지난 22일 실시한 투표소 투표와 25~26일 호남권 ARS 투표, 이날 진행된 전국 대의원 현장투표를 합해 총 23만6,358명의 유효투표 수 중 14만2,343표를 얻어 60.2%를 기록했다. 치열하게 전개됐던 2위 싸움에서 승리한 쪽은 안희정 충남지사였다. 안 지사는 20.0%(4만7,215표)로 19.4%(4만5,846표)를 얻은 이재명 성남시장을 가까스로 따돌렸다. 하지만 두 후보 모두 목표로 삼았던 35%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게 됐다.

◇문재인 60% 득표, 호남서 압승=문 전 대표가 호남의 ‘반문(反文) 정서’를 극복하고 다른 후보들과 3배 넘게 격차를 벌리면서 전체 경선에서 과반 득표 가능성에도 더 가까이 다가섰다. 문 전 대표가 전체 경선에서 과반 득표에 성공할 경우 결선투표 없이 다음달 3일 대선후보로 결정된다. 문 전 대표 측은 흔들리지 않는 대세론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 ‘컨벤션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경선 결과가 나온 뒤 기자들과 만나 “호남 경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함으로써 압도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내고 호남의 기대에 부응하겠다”며 “제가 도덕성에 흠결이 없고 가장 잘 준비돼 있고 모든 지역에서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국민통합 후보라는 점을 평가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와 이 시장은 각각 지지기반인 충청과 수도권 경선을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안 지사는 “충청에서 만회하고 영남에서 버텨 수도권에서 최종 역전기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시장도 “상승추세인 것이 확인됐기 때문에 제 본거지인 수도권에서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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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전 대표가 압승을 거두면서 당 대선후보가 되기까지의 ‘7부 능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호남 인사 중용, 비문 정서 극복=아킬레스건인 ‘호남 내 반문’ 정서를 불식시키며 문 전 대표를 뒤쫓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의 추격 의지마저 꺾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문 전 대표의 압승은 장악하고 있던 당 조직의 우위와 함께 지난 총선에서 등을 돌렸던 호남 민심 회복이 주된 이유로 평가된다. 이는 일반국민이 다수 참여한 ARS 투표에서 문 전 대표가 59.9%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캠프도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그만큼 정권교체에 대한 호남의 염원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를 호남이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은 호남 인사를 중용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비롯해 캠프 요직에 호남 출신 인사를 앉혔고 김영록 전 의원을 비롯해 당내 호남 유일의 3선 의원인 이춘석 의원 영입 등을 통해 호남 내 여론 형성층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유권자 가장 많은 수도권도 자신=문 전 대표가 호남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향후 대선가도의 큰 장애물들을 상당 부분 제거했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당 밖에서 강력한 라이벌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호남에서 60%대의 지지를 받고 손학규 전 대표를 꺾었기 때문에 문 전 대표 측은 압승을 간절히 원했다. 문 전 대표가 손 전 대표에 비해 지지를 많이 받고 있는 안 지사와 이 시장을 상대로 60%대의 득표율로 승리를 따내면서 ‘호남 반문 정서’를 파고들며 공세를 펼치는 국민의당과의 결전에서 밀리지 않을 결과물을 얻었을뿐더러 앞으로 치러질 수도권 경선에서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풀이된다. 문재인 캠프 관계자는 “수도권에 대다수 유권자도 호남 출신 출향민이 많다”며 “호남에서의 결과는 수도권 유권자가 참고하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가 오는 29일 진행되는 충청권역 순회경선에서 안 지사를 앞지른다면 사실상 민주당 경선은 판가름이 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안 지사와 이 시장 측은 역전을 이루겠다며 지지층을 격려하고 있다. /광주=권경원·박형윤기자 nahere@sedaily.com

박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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