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적 아이디어의 신사업으로 주목받아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전기차와 태양광·우주산업을 넘어 바이오 인공지능(AI) 분야에까지 손을 뻗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머스크 CEO가 최근 컴퓨터와 인간 뇌의 연계·통합을 연구하는 AI 기업 ‘뉴럴링크’를 설립했다고 보도했다. 그로서는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와 태양광 회사 솔라시티, 우주 산업체인 스페이스X에 이은 생애 네 번째 창업이다.
WSJ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인간이 신체적 접촉 없이 기계를 통해 소통할 수 있도록 컴퓨터와 인간의 뇌를 연계 또는 통합하는 기술인 ‘뉴럴레이스(neural lace)’ 연구에 집중하게 된다. 인간의 두뇌 피질에 초소형 AI 기기인 뉴럴레이스를 이식하는 형태로 뇌와 컴퓨터를 연결해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각을 컴퓨터에 업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회사 설립과정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WSJ에 “회사는 의료연구회사로 등록돼 있으며 막 출발한 단계”라며 “머스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테슬라, 스페이스X 등과 마찬가지로 이 회사에 100% 단독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관련 분야의 저명한 학자·기술자인 베네사 톨로사, 필립 사베스, 티모시 가드너 등을 자문역으로 섭외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머스크는 AI의 발전이 인간 사회에 미칠 위험성을 경고하며 대응책으로 뉴럴레이스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6월 한 콘퍼런스에서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지게 되면 판단의 결정권을 AI에 빼앗겨 결국 인간은 애완고양이 신세가 될 수 있다”면서 “이를 막기 위해 뉴럴레이스를 인간 뇌에 삽입함으로써 두뇌를 강화해 AI의 발전속도를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그는 뉴럴레이스 기술을 인간과 기계의 공생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머스크 CEO가 AI에까지 손을 뻗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자 중국 텐센트는 테슬라에 2조원을 지원하고 나섰다. 테슬라는 28일 “현재까지 텐센트의 투자금이 17억8,000만달러(1조9,800억원)에 달한다”며 “텐센트가 이달 24일 기준으로 우리 주식 5%(8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최근 친환경 전기차 ‘모델3’ 양산에 앞서 자금 조달을 진행해왔으며 보통주와 전환사채를 팔아 이달 초에만 12억달러를 끌어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