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지나도록 선진국의 문턱에 걸려 넘지 못하고 있다. 정치가 발목을 잡고 있다. 분노한 국민들이 광장에 모여 소리높여 외쳐도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는다. 국민들이 직접 정치를 바꾸는 길은 없을까? 직접민주주의다. 정보통신의 발달, 전자민주주의로 비용 문제도 해결되고 있다. 현대 직접민주주의에 대해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려면 어떤 책을 꼭 읽어봐야 할까. 직접민주주의를 심층 연구해온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이기우 교수로부터 두 권의 책을 추천받았다.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속한다. 이제는 직접민주주의다’(이기우 지음, 미래를 소유한 사람들 펴냄)와 ‘주민발의제도론’(김영기 지음, 대영문화사 펴냄)이다.
이 교수는 독일 뮌스터대학 법학박사,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장, 경실련 정책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등에서 자문활동을 했으며 현재 국회개헌특위 자문위원회 제1소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모든 권력은~’은 직접 지필 한 저서로 먼저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지식인들의 편견을 비판하면서 국민투표와 국민발안제를 일반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이를 도입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직접민주주의는 스위스와 같은 작은 나라에서나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나 오늘날 직접민주주의는 국민들이 법률안을 제안하고 찬반을 결정하는 표결민주주의를 통해 장소적 제약을 극복했다. 큰 나라일수록 직접민주주의를 더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여야가 편을 갈라 사생결단 싸우느라 어떠한 결정도 하지 못해 국가가 마비되는 우리나라에서 직접민주주의가 국민통합을 위한 협력강제장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주민발의제도론’은 미국의 직접민주주의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미국 각주에서 직접민주주의를 도입하는 배경과 제도적 구성과 운영을 상세해 설명하고 있다. 특히 한국에서 주민투표와 주민발안이 혼동되는 개념적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설명하고, 유명무실해진 주민투표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사점을 미국의 주민발안제도 연구를 통해 찾는다. 우리나라에서 직접민주주의를 제대로 정착시키기 위한 방안을 찾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본다.
민주주의는 원래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국사를 직접 결정했던 직접민주주의로 출발해 작은 나라에서나 가능했다. 18세기 프랑스혁명 후 대표민주주의가 등장하고 대표기관이 제대로 못하는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1860년 스위스에서 투표소 표결을 통한 직접민주주의가 등장해 미국 등 다른 나라로 전파됐다. 직접민주주의는 이제 전자민주주의로 표결 등에 따르는 비용문제가 해결돼 확장국면을 맞고 있다. 이기우 교수는 “촛불시위가 권력기관에 압력을 가하는 수단이 됐지만 엄청난 갈등을 수반했다. 직접민주주의가 확대되면 광장민주주의가 표결민주주의로 대체돼 국민통합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세기가 민주주의 선거권 확대의 역사였다면 21세기는 직접민주주의 확대의 역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현환기자 hhoh@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