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뒤편 낙후지역인 만리동과 중림동 일대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인근 서계동 일대를 관광·문화 거점으로 조성하기로 결정한데다 서울역 고가공원 개장이 오는 5월 말로 임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중구 만리동2가 ‘서울역센트럴자이’ 8층 전용면적 84㎡형 분양권이 지난달 8억1,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8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4년 분양 당시 분양가가 6억9,000만원선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1억원 이상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인근 부동산에는 여러 건의 84㎡형 분양권이 8억원 넘는 가격에 매물로 나와 있다. 73㎡형도 지난달 3층이 6억9,800만원에 거래돼 7억원에 바짝 다가간 상태다.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서울역센트럴자이는 서울역 고가공원 개장 및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신안산선·신분당선 노선 등이 예정되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 서울시는 ‘서울로 7017’ 계획에 따라 차량이 다니던 서울역 고가를 보행로인 서울로로 재단장하고 옛 중구청 청소차고지 부지에 만리동광장을 조성할 계획이다.
최근 서울시가 ‘서계동 일대 지구단위계획구역 지정 및 지구단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결정안에 따르면 공항철도 반경 250m 이내 서울역 역세권 일대가 서울역·공항철도와 연계해 관광·문화 복합거점으로 바뀐다. 또 만리재로 변 노후주택 밀집지역 일대에 특별계획가능구역 2곳을 지정해 특별계획구역 지정을 제안할 수 있게 했다.
서울역센트럴자이 바로 옆에 들어서는 ‘서울역한라비발디센트럴(내년 1월 입주 예정)’ 84㎡형도 지난해 초 6억3,655만원이었던 분양권이 이달 들어 7억2,343만원까지 올랐다.
구축 아파트들의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만리동1가의 ‘LIG서울역리가’의 경우 1월 84㎡형이 6억8,700만원에 매매됐다. 1년 전 6억~6억3,300만원에서 거래됐던 것에 비해 5,000만원 이상 오른 것이다.
KB부동산시세(24일 기준)에 따르면 만리동 아파트의 1㎡당 가격은 지난해 1·4분기 537만원에서 올해 1·4분기 595만원으로 10.8% 상승했다.
서울역 고가공원 초입에 위치한 중구 중림동 역시 수혜 기대감이 매매가에 반영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기준으로 지난해 7월 6억원에 거래됐던 중림동 브라운스톤 84㎡형의 경우 올해 1월 1억원 오른 7억원에 팔렸다. KB부동산시세에서도 중림동 아파트의 1㎡당 가격은 지난해 1·4분기 550만원에서 올해 1·4분기 595만원으로 8.2% 상승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개발 호재들은 이미 가격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추가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장은 “광화문 등 도심 오피스 지역과 가깝기 때문에 직주근접 메리트는 있지만 교육환경이나 편의시설 등이 아직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