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수사부(이정현 부장검사)는 선씨와 친동생 등을 공갈 혐의로 28일 기소했다. 검찰은 앞서 14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촬영) 위반 혐의로 선씨를 구속기소했었다. 이들은 2011년 12월부터 2013년 6월까지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에 있는 이 회장 자택과 논현동 빌라를 출입하는 여성들을 시켜 다섯 차례 동영상을 촬영했으며 영상 공개를 빌미로 삼성측에 금품을 요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선씨 형제는 2013년 6~8월 사이 이 회장측에 접근해 두 차례에 걸쳐 각각 6억원, 3억원을 받아냈다. 이들이 뜯어낸 9억원은 모두 과거 삼성 비자금 수사를 통해 드러난 이 회장의 차명계좌에서 빠져나갔다고 한다. 당초 검찰은 선씨 형제가 이 회장에게 받은 돈을 2억~3억원 정도로 파악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액수가 훨씬 불어났다. 하지만 삼성은 “이 회장의 동영상 의혹과 관련해 회사 차원에서 어떤 자금도 집행한 적 없다”며 선을 그었다.
선씨 형제가 동영상을 촬영한 기간은 대한통운 인수전에 이어 이 회장과 고(故)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 사이에 재산상속 분쟁이 벌어져 삼성과 CJ의 갈등이 고조하던 시기와 겹친다. 이 때문에 재계 안팎에서는 CJ가 동영상 사건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많다. CJ는 선씨가 이 전 명예회장의 의전을 담당했다는 보도에 대해 “선씨가 2002~2003년 그룹 총무 파트에서 일했지만 의전을 맡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재현 회장 측근으로 알려진 성모 CJ헬로비전 부사장은 선씨 등에게서 “메일로 좋은 걸 보내겠다”는 취지의 연락을 받은 적이 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