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썸inSNS] '누구나 멋질 권리가 있다'

(왼쪽부터)김소령 한만일 열린옷장 공동대표.(왼쪽부터)김소령 한만일 열린옷장 공동대표.


청년들 사이에 ‘보물창고’ 혹은 ‘취업 아지트’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정장대여 비영리 서비스 ‘열린 옷장’ 이야기다. 정장을 기증받아 수선한 다음 면접을 앞둔 구직 청년처럼 꼭 필요한 이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빌려준다. ‘공유 경제’의 대표적인 예다.

얻은 수익은 임대료와 세탁비 등을 제외하고는 사회공헌 활동에 모두 쓴다. 청년들에게 식권을 선물하는 ‘십시일밥’에 정기 후원하거나 취업준비생 등 사회적 약자에게 무료로 증명사진을 찍어주는 ‘바라봄사진관’을 돕기도 한다. 서비스 품질은 영리기업 못지 않다. 청년들은 면접처럼 실전을 뛰어야 하기에 깐깐한 기증과정을 통과한 정말 좋은 정장들만 내놓는다.

정장 기증자들은 모두 옷에 얽힌 사연이 있다. 그중 한 명은 인천공항에서 VIP 의전을 담당하며 늘 칼주름 잡힌 양복을 멋지게 입고 일하던 이였다. 사고로 하반신을 못쓰게 되면서 필요 없어진 양복을 이곳에 모두 보내게 됐다. ‘이제 이 옷을 입지 못하지만 나 대신 이 옷을 입고 훨훨 날아주세요’라는 편지도 함께였다.


소중했던 그의 정장을 빌려간 취업 준비생들도 감사 편지를 썼다. 열린 옷장은 그 손편지를 모아 기증자에게 보냈다. 이를 보고 이 기증자는 다시 세상을 향해 뛸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2년 동안의 칩거 생활에서 벗어나 2014년 인천 장애인 아시안게임 성화 봉송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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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열린 옷장은 대여자들이 손수 쓴 편지를 모아 정기적으로 정장 기증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만약 어떤 이가 기증한 정장을 거쳐간 청년들이 면접에서 모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는다면 얼마나 뿌듯할까. 기증자와 대여자 모두 만족감이 높다는 설명이다.

열린 옷장의 슬로건은 ‘누구나 멋질 권리가 있다’이다. 누구나 정장을 입는 순간 가장 빛나는 자신을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우리 청년 모두가 정장을 입은 것처럼 멋지고 당당하게 살기를 바라는 김소령 대표의 바람도 담겼다. 열린 옷장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가 더 궁금하다면 서울경제썸을 두드리시라.

/강신우PD seen@sedaily.com

강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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