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투자하지 않을 때 시장은 바닥이었고, 모두가 팔 때 시장은 한참 더 상승을 이어갔고, 모두가 투자할 때 시장은 꼭지였습니다.”
코스피지수가 계속 오르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은 코스피 기준으로 연초 이후 7% 이상 상승했다. 사실 수년간 주가는 박스권이기는 했으나 그 하단을 보면 꾸준히 단계를 높여 왔다. 또한 국내 주식시장은 여전히 주가순이익비율(PER)이 10배가 안 되게 싸다.
문제는 우리나라 주식투자 상황이다. 주가는 좋은 흐름이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는 그칠 줄 모르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월평균 1조원씩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시장 전체 펀드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5년 전 70조원 규모였던 국내 주식형 펀드는 이제 54조원까지 감소했다.
가장 큰 이유는 신뢰에 대한 의문이다. 첫 번째, 코스피가 전고점인 2,230을 뚫고 올라갈 수 있을까 하는 데 대한 의문이다. 2000년대 초 주가지수 1,000과 같은 느낌을 지금 투자자들은 갖고 있다. 어차피 1,000을 찍으면 빠질 것이라는 아픈 경험이다. 두 번째, 펀드 운용에 대한 신뢰다. 과거 몇몇 펀드들이 단기간 엄청난 수익률로 수조원의 자금을 끌어들인 후 버블과 함께 터져버린 아픈 기억이 반복되지 않을까 하는 데 대한 의문이다.
하지만 신규 투자자가 아닌 기존 투자자들의 환매는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자가들은 당분간 지속적인 순매수를 기록할 것이다. 다 비싼데 한국만 싸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화 강세 상황은 외국인 매수를 더 촉발시키고 있다. 오는 5월 이후 새로운 정부에 대한 기대심리도 증시에 반영될 것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매도 속도는 더뎌지고 있다. 환매 압력이 낮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주가 2,000을 찍은 지도 6년이 지났다. 소위 고점에 진입했다가 물린 사람들, 꾸준히 장기 투자했지만 거의 수익이 나지 않아 실망한 사람들의 환매가 끝을 보이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이러한 환매세가 잦아들면 매출회복세가 빠른 대형주들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할 것이다. 기술적 지표도 긍정적이다. 장기 추세라고 할 수 있는 주봉차트의 이동평균선이 올해 3월6일을 기준으로 모든 구간 정배열을 기록했다. 특별한 악재가 없다면 최소 1년간은 현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전체가 저성장 국면에서 주식형 펀드에 투자해서 연간 10%의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면 이제는 나쁜 투자수단이 아닐 것이다. 글로벌 선진국 수준으로 낮아진 국내 주식의 변동성과 적정한 투자수익률은 얇아진 매물벽을 뚫고 다시 투자 포커스를 받을 만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