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文 '여유' 安 '초조' 李 '담담'

민주 충청경선 이모저모

文 "정권교체 위한 선택에 감사"

안방 패배 安 "수도권서 최선"

3,800여 관중석 지지자로 만원

질의응답 연설로 호응 이끌어

29일 오후6시30분 무렵 충청권 선거인단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선두 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시종 여유 있는 표정을 지었다.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자동응답시스템(ARS) 결과가 발표된 후에는 간간이 박수를 치며 웃기도 했다. 그는 앞선 1차전인 호남전 실적까지 합치면 이날까지 누적 표수 기준 과반의 득표율을 기록해 1위 수성에 성공했다. 안방인 충남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을 세웠던 경쟁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다소 초조한 표정이었다. 연단 의자에 앉기 직전에 손을 모으며 긴장한 모습을 보였고 얼굴에서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문 전 대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는 결과가 나오자 표정은 한층 어두워졌다. 충청경선 득표율 15%를 목표로 했던 이재명 성남시장은 담담했다. 최종 득표율을 발표할 때는 살짝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결과 발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호남에 이어 다시 이겨서 기쁘다. 정권교체라는 큰 대의를 위해 저를 선택해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고 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과반 저지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2·3위 득표율이 50%를 넘은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수도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당 충청권역 경선이 열린 대전 충무체육관은 대의원과 지지자들로 만원을 이뤘다. 3,800여개의 관중석이 3색 깃발로 가득 찼다. 단상 맞은편은 선두를 달리는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파랑 깃발, 단상 뒤편과 왼쪽은 안 지사 측의 노랑 깃발, 오른쪽은 이 시장 측의 주황색 깃발이 휘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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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1인당 12분씩 주어진 연설에서 문 전 대표는 광주에서와 같은 질의응답식 연설로 청중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수도는 왜 꼭 하나여야 합니까. 행정수도 세종이 있으면 대한민국이 더 행복하지 않겠습니까”라며 충청 민심을 자극했다.

안 지사를 차차기 대통령감으로 치켜세우면서 자연스럽게 ‘대세론’을 내세우는 전략도 구사했다. 그는 “충청은 안희정이라는 걸출한 지도자를 잘 키워줬다”며 “우리는 10년, 15년 집권 준비를 해야 한다. 이번에 제가 먼저 정권교체의 문을 열겠다”고 했다.

“충남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말문을 연 안 지사는 “여당에서 야당, 야당에서 여당, 청와대 문패만 바꾸는 것이 무엇이 중요하냐”며 “분단 70년 동안 여야를 뛰어넘어 대북 통일정책 하나 만들지 못하는 나라, 이 나라 역사를 바꾸고 싶은 것이다”고 외쳤다. 이 시장은 감성 호소 전략을 구사했다. 연설의 절반을 소년공에서 인권변호사로 성공한 자신의 인생 역정을 소개하는 데 할애했다. “버니 샌더스의 도전을 막은 미국 민주당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아달라”고도 말했다. /대전=김능현·김기혁기자 nhkimchn@sedaily.com

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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