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그래도 달러 자산에 투자한다..."1,100원대 붕괴땐 매수해야"

"달러화 과매도 영역 진입

약세 이어지기 어려울것"

대신證, 투자비중 확대 의견

美 정책 불확실성 고려해

지속적 위험 관리는 필수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달러 재테크’에 적신호가 켜진 가운데 일부 증권사를 중심으로 ‘환율 바닥론’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4월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이후 다시 달러가 강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분석과 전망을 바탕으로 현 시점이 투자 확대의 시기라는 주장이다. 특히 지난 2015년 ‘달러자산 투자’를 하우스뷰로 정한 대신증권은 도널드 트럼프 정책 변수에도 여전히 달러 강세를 겨냥한 투자전략이 유효하다고 강조한다. 대신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이하로 떨어질 경우 달러 자산에 대한 비중을 늘릴 것을 권유하고 있다. 최근 기술적 분석지표들도 달러화는 강세로, 엔화는 약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블룸버그는 달러화가 7개월 만에 최대폭의 과매도 영역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29일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최근 총 6건의 보고서를 통해 강달러를 전망하며 “달러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난 28일 내놓은 ‘달러자산, 비중 확대의 기회’ 보고서에서는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로 인한 약달러 압력은 점차 줄어들 것”이라며 “투자기회 발굴과 안정적 수익원 확보를 위해서는 달러 자산을 중심으로 해외자산 비중을 적극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2년간 연 1회씩밖에 기준금리를 올리지 않았지만 올해는 추가로 두 번의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며 “당장은 약달러를 선호하는 트럼프 정책이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누르고 있지만 연준의 통화 긴축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모순적인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달러화 흐름이 일시적이고 예외적이라는 분석이다. 20일 발간한 보고서 역시 “(현재의) 달러화 약세가 이어지기 위해서는 트럼프 경제정책 지속성과 함께 정책이 달러화 약세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쳐야 한다”며 “달러화 약세는 단기적인 현상일 뿐 장기화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강달러에 대한 자신감을 이어갔다. 환율하락에 외면되던 대신증권의 이 같은 주장은 1,100원 문턱까지 떨어졌던 환율이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하며 힘을 얻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미국 경제지표 호조 등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1원20전 오른 1,114원20전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과매도 영역에 들어갔다는 기술적 신호가 나오며 여타 증권사들의 달러에 대한 시각이 변하고 있다. 대다수 증권사는 이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환율이 1,100원 이하로 하락하겠지만 4월 환율조작국 지정 이슈가 지나간 후 1,080~1,090원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4월 환율조작국 지정이나 중국 위안화 절상 등은 일시적인 환율 하락 요인”이라면서도 “미국이 금리 인상을 확정한 만큼 2·4분기 1,080원 정도에서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지금까지 하락한 폭이 크기 때문에 하락 속도도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달러 관련 상품에 베팅한 투자자들은 이 같은 전망에 아직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미 환율이 최근 3개월여간 약 7.7%나 하락한데다 관련 상품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8일 기준으로 미국 달러선물 가격 변동폭의 두 배를 추종하는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는 연초 이후 누적수익률이 -15.56%까지 떨어졌고 ‘이스트스프링 미국 뱅크론 특별자산 자투자신탁(H)(대출채권)’ ‘삼성달러표시단기채권증권자투자신탁UH’ 펀드 등도 7% 이상의 손실을 나타냈다. 달러 약세는 금값 상승을 부추겨 금펀드는 연초 이후 8.55% 올랐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달러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하면서도 불확실성을 고려한 자산배분 전략을 권한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케어가 표류하면서 감세와 인프라 투자를 비롯한 경기부양책 이행에 대한 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이 정책에 대해 한동안 기대와 실망을 반복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속적인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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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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