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브리핑+백브리핑]日 장롱예금 43조엔...3년새 30% 늘었다

/블룸버그통신/블룸버그통신




일본에서 은행 대신 집에 현금을 보관하는 이른바 ‘장롱예금’이 지난 3년 사이 30%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2월 말 기준 장롱예금이 43조엔(약 43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조엔(8%)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0.6%에 해당하는 규모다. 장롱예금 규모는 2월 말 현재 지폐 발행잔액(99조엔)에서 결제 등에 사용된 금액을 뺀 액수다.


앞서 일본은행(BOJ)은 지난해 말 현재 일본 내 현금보유량의 80%가 가계에 집중돼 있다는 조사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일본인들 은행 멀리하는 이유는

세무조사 회피 목적 주 원인

금리도 마이너스 수준 낮아


일본인들이 현금을 집에 보관하는 첫 번째 이유는 마이너스 금리다. 현재 일본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0.01%로 100만엔을 1년간 맡겨도 이자는 고작 100엔에 그친다. BOJ도 “가정의 현금보유는 예금금리와 상관관계가 있다”며 낮은 금리가 집에 돈을 쌓아두는 원인이라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관련기사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금융기관의 예금금리가 BOJ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이전에도 매우 낮은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최근의 장롱예금 급증은 금리 요인보다 세무당국의 조사를 경계하는 분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5년 1월의 상속세 증세와 지난해 도입된 ‘재산채무조서’ 등의 조치가 현금의 장롱행을 부추겼다는 얘기다. 재산채무조서란 3억엔 이상의 자산 보유자가 상세한 자산내역을 기록해 세무당국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하는 과세 참고자료다. 또 오는 2020년부터 금융 거래시 일본판 주민등록번호인 ‘마이넘버’ 사용이 의무화된다는 점도 은행을 멀리하게 된 이유로 거론된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구마노 히데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부유층의 경계감이 장롱예금 증가의 한 원인”이라면서 “미래의 증세나 예상치 못한 (세무당국의) 감시 강화 등에 대비해 부유층이 경계심을 늦추지 못하는 기저에는 일본 (정부의) 재정에 대한 불안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민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