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이태원 등지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고가 시계 등 위조상품을 판매한 일당이 붙잡혔다. 수사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일반 진열장을 미닫이 문으로 만들어 그것을 밀면 별도 위조상품 진열 공간이 나오도록 하는 등의 방법을 썼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특별사법경찰은 지난 달 명동·이태원 일대에서 비밀매장을 운영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짝퉁 시계·가방 등 위조상품을 다량 보관·판매해온 업자 2명을 적발해 형사 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이 판매한 가짜 명품 시계·가방·액세서리 등은 정품 추정가로 약 28억원 상당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명동에서 매장을 운영하던 A(여·39)씨는 매장 앞쪽에는 일반 상품을 진열, 중간에 진열장을 밀면 문이 열리는 방법으로 별도 위조상품 진열 공간을 만들어 은폐하는 등의 방법으로 단속을 교묘히 피했다. 이미 한 차례 상표법 위반으로 처벌 받은 적이 있는 A씨는 외려 대담하게 본격 위조상품 판매를 하겠다 마음먹고 칸막이 진열장으로 위장된 비밀매장 출입문을 직접 설계하기도 했다. 심지어 비밀매장에는 장시간 상담 및 대기가 가능하도록 소파도 마련해 뒀다. 이 비밀 매장은 노출되더라도 신고 가능성이 적은 외국인 관광객만을 주 판매 대상으로 두고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액세서리 매장을 운영하는 B(여·68)씨는 위조된 시계와 액세서리를 매장 안 곳곳에 숨겨놓고 판매해오다 적발됐다. B씨 역시 동종 범죄전력이 이미 많고, 심지어 지난 12월 상표법 위반으로 적발돼 벌금처분을 받기도 했다. 시 특사경은 이들로부터 압수한 위조상품 660여 점을 전량 폐기하기로 했다.
강필영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브랜드 도용은 건전한 산업 발전을 막고 국가경쟁력을 악화시키는 불법 행위”라며 “특히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위조상품 판매는 국가 이미지를 실추 시키는 행위이니만큼 앞으로 지속적인 수사를 펼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