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금융당국이 기업부채 해소를 위해 시중 유동성 조이기에 나서면서 중국 기업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채에 짓눌린 한계기업들의 파산 우려가 커지면서 회사채시장이 경색될 기미도 짙어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올해 1·4분기에만도 중국 기업의 디폴트가 9건에 달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연간 회사채 디폴트가 29건이었던 데 비춰볼 때 이는 중국 금융시장에 상당히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디폴트 기업은 대부분 중국 당국의 공급개혁 대상인 철강·시멘트·건설·기계 분야 업체들로 동북부 랴오닝성 기업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랴오닝성의 다롄기계공구그룹은 올해 5월과 7월, 오는 2019년 1월에 각각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3종에 대해 디폴트를 냈다. 랴오닝성 철강업체인 둥베이특수강은 이미 파산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건설업체 내몽골베룬그룹과 산둥성의 산수이시멘트그룹 등도 회사채 디폴트가 발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인민은행의 돈줄 조이기 움직임에 한계기업들의 디폴트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부실기업 퇴출 증가 우려가 커지며 기업 자금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둥량 중국 초상은행 애널리스트는 “금융당국이 긴축 기조에 방점을 두면서 자금시장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큰 만큼 부실기업은 앞으로 회사채 발행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1·4분기 중국 AA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330억위안(약 5조3,500억원)으로 지난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에 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015년 법원에서 파산선고를 받은 기업은 3,683곳이었지만 지난해는 5,665곳으로 크게 증가했다”면서 “중국 당국의 구조조정 강화 속에 퇴출 부실기업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