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 '中 NME 지위' 재검토 카드...시진핑,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환심

[美中 정상회담 벌써부터 수싸움]

美 "NME 지위 유지 적절성 조사"

무역불균형 해소와 빅딜 가능성

중국도 원활한 협력관계에 초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은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싸움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6~7일(현지시간)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중국의 ‘비시장경제(NME)’ 무역 지위를 검토한다는 카드 등을 통해 자국의 대중 무역 불균형을 해소할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환율조작국 지정과 고율관세 부과 등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노선을 구슬려 원활한 양국 협력관계를 설득해나가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시 주석의 방미를 앞둔 3일 연방정부 관보에 중국의 NME 지위 유지가 적절한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는 내용을 전격 게재했다. 해당 게재문은 ‘중화인민공화국의 알루미늄 포일:비시장경제 국가로서 반덤핑과 수출장려금 상계 관세법에 따른 중화인민공화국의 지위에 대한 조사 시작의 공지’라는 제목으로 각계각층의 의견을 구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알루미늄 생산업체들이 정부에 중국 경쟁업체들에 대한 38~134%의 반덤핑관세 부과를 요청한 가운데 나온 조치지만 정부가 공식적으로 산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중국의 무역 지위를 재검토하겠다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중국 때리기’에 여념이 없었던 점을 고려할 때 미국이 대중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한 협상 카드로 이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시 주석이 통상 문제에서 미국의 요구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 중국의 숙원인 시장경제 지위 부여를 위해 미국이 나설 수 있음을 강조한 조치라는 것이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의 채드 바운 수석연구원은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 NPR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 규제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며 “시 주석에게 매력적인 협상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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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은 NME 지위를 15년간 유지하도록 규정한 가입의정서에 따라 2016년 12월11일을 기점으로 시장경제국 지위를 자동으로 획득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시장경제국으로 인정받는 지위 변경은 중국 정부의 숙원사업이기도 하다. 반면 미국은 자동적인 지위 격상은 어렵고 자체 기준에 따라 판단하겠다며 시장경제국 지위 부여를 거부하며 마찰을 빚었다.

시 주석은 무역 의제에서 통 큰 투자 선물을 안겨 미국의 날 선 공격을 막아낸다는 입장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전망을 인용해 시 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 구상을 바탕으로 미국 인프라 건설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환심을 산다는 전략인 셈이다. CNBC는 중국이 위안화 환율 관리, 채권·펀드시장의 외국인 개방, 단기 시중금리 인상 등을 통해 이번 정상회담에서 전면대결을 피하고자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지난달 시중은행 단기 금리를 0.10%포인트 인상한 것이나 올 들어 위안화 가치가 유독 달러화 대비로만 강세인 점 등이 모두 회담에 앞선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도 여기에 힘을 보탰다.

올가을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를 앞둔 시 주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환율조작국 지정 및 고율관세 부과 등 양국이 정면 충돌하는 무역전쟁만 피해도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하며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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