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성엽(사진) 팬오션 사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벌크선 시장의 수급 여건이 해운사에 유리하게 바뀔 것”이라면서 “‘한국판 카길(Cargill)’ 목표를 조기에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카길은 미국에 기반을 둔 세계적인 다국적 곡물 기업이다.
추 사장은 5일 중구 무교동에서 2015년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벌크선 사업과 비(非)벌크선 사업 신사업을 추진해 글로벌 ‘톱 티어’ 벌크 선사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기와 재정위기로 손실이 누적된 팬오션은 2013년 법정관리(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갔고, 2015년 2월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 그해 7월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추 사장은 “하림그룹에 인수되면서 재무적 안정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면서 “그룹 내에서 발생하는 곡물 수요 덕에 시너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팬오션은 하림그룹 내에서 발생하는 곡물 수요를 바탕으로 곡물 트레이팅 사업을 벌이고 있다. 팬오션은 지난해 총 100만t 규모의 곡물을 실어 날랐다. 올해는 이보다 20~30% 더 많은 수송량을 기록하겠다는 게 추 사장의 목표다.
추 사장은 “곡물 트레이딩 사업은 신규 사업인 만큼 곧바로 수익을 내지는 못했지만 비용 관리가 잘 이뤄졌다”면서 “올해 3월까지의 수주 내용을 보면 지난해보다 훨씬 낫다”고 평가했다.
주력인 벌크선 사업에서도 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봤다. 추 사장은 “벌크 선복 공급이 올해 1% 늘어나는 데 반해 수요는 2%대 증가가 예상된다”면서 “완연한 업황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조 선박 발주와 중고 선박 매입 등을 통한 선대 확대도 꾀할 계획이다. 추 사장은 “건조된 지 20년이 넘은 노후 선박을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선대 규모를 키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