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조성주의 스타트업 코칭] 대형 경쟁사가 시장에 들어온다면…

사업 모방 가능성 생각해봐야

초기 타깃층 명확히, 팬 될 수 있도록 노력

신규사업보다 고객 만족 우선·매주 성장을

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조성주 KAIST 경영대 교수


“대형 포털이 시장에 들어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그런 류의 제품을 중국 기업이 만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투자자가 자주 하는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중 하나다. 어떻게 대답해야 할까. 시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그들이 관심 갖지 않을 것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우리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길 수 있다고 해야 할까. 이런 일이 생기기 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할지 몇 가지 생각해보자.


첫째, 우선 사업 아이디어의 경쟁사 모방 가능성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보통은 기술 특허, 디자인 특허 등을 통해 법적 보호를 받고자 한다. 남들이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획기적인 기술이 핵심이라면 매우 유리할 것이다. 간혹 쉽게 모방할 수 있는 사업 아이디어도 있다. 이런 경우 향후 유사 제품이 나온다는 것을 전제로 마케팅, 영업, 유통채널, 네트워크 효과 등으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는지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경쟁사가 시장에 진입할 경우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은 주로 이럴 때 나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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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초기 목표 고객군을 명확히 하고 그들이 우리 회사의 팬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명제는 경쟁 상황과 상관없는 스타트업 성장의 핵심 원리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초기 목표 고객군의 크기가 작더라도 우리 제품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할 만한 대상을 확보해야 한다. 고객군이 너무 넓어지면 그들의 요구를 모두 반영하기 어렵고 그러면 그저 그런 상품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가령 통풍이 잘되는 특수 소재의 양말을 만들었는데 일반 양말 가격의 두 배로 팔아야 한다고 보자. 목표 고객을 30~40대 일반인으로 잡았다면 이들은 기능성을 낮추더라도 가격을 내리거나 디자인 품질을 높여달라는 다양한 요청을 할 수 있다. 하지만 30~40대 무좀 환자를 목표로 한다면 가격이 조금 높더라도 통풍 효과가 확실하다면 이 양말을 정말 좋아할 것이다. 최소한 무좀 환자 양말 시장은 경쟁사가 들어오기 힘들 것이다.

셋째, 고객에게 집중하고 매주 성장해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핵심 고객층을 지속적으로 넓혀나가는 것이다. 매주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다면 고객에게 집중하지 못했다는 증거다. 혹시 회사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외부 강연, 친목 모임에 시간을 쏟고 있는 것은 아닌지, 본업은 직원들에 맡기고 더 큰돈이 될 것 같은 신규 사업에 신경 쓰는 것은 아닌지, 고객 만족이 아닌 규모 확장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자. 대규모 경쟁사가 언제 들어올지 모르는데 다른 데 신경 쓸 겨를이 있을까. 오직 고객에게 집중하고 성장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세 가지가 맞물려 돌아가면 시간은 우리 편이 될 것이다. 우리가 꾸준히 성장할수록 경쟁사는 우리 고객들을 피해서 들어올 가능성이 커진다. 사업은 결국 경쟁사와의 싸움이 아니라 고객과의 관계에 있는 것이다. /sungjucho@business.kais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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