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상황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한 관계자가 기자에게 건넨 말이다. 엄살이 아니다. 삼성바이오는 요새 죽을 맛이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예고 소식이 전해진 6일 주가는 전일 대비 0.55% 빠졌다. 지난달 실무자 실수로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감사보고서를 늦게 공시한 결과다.
더 큰 문제는 ‘특별감리’다. 금융당국이 상장 때 이미 감리가 끝난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재감리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후 회사는 이 문제에 대응하느라 넋이 빠져 있다. 주요 임원은 해외출장도 취소한 채 여기저기 회사 상황을 설명하러 다닌다. 실제 서울경제신문을 통해 이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0일 시가총액 4,000억원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31일에도 주가는 2.26%나 하락했다.
삼성이 걱정하는 것은 투자자다. 정해진 원칙에 따라 상장했고 대형 회계법인에서 들여다봤으며 한국공인회계사회가 감리를 했는데 이를 당국이 다시 따져본다니 투자자들은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다. 지난 3일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회사는 상장 과정에 충분한 회계검토와 엄격한 상장심사 과정을 거쳐 이번에도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한 것도 투자자들의 동요를 걱정했기 때문이다.
물론 금융당국도 나름의 근거와 논리가 있을 것이다. 감리를 다시 해보니 문제가 있는 부분이 나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기업이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주가는 요동치고 비중이 12% 안팎인 해외투자자들의 집단 반발 가능성마저 거론된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신속한 결과다. 어떤 결과든 당국이 최대한 빠르게 결론을 내려줘야 회사가 살 수 있다. 삼성바이오를 봐주라는 얘기가 아니다. 집중적으로 속도를 내 일처리를 해달라는 뜻이다. 잘못이 있으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는 바이오다. 삼성바이오는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을 이끄는 업체다. 이제 꽃피우기 시작한 바이오산업을 잃을 수는 없다. 감독당국의 발 빠른 움직임을 기대한다.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