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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쓴 특별한 책 ‘바이오헬스케어트렌드: 융합의 시대’

이병엽(父), 이경율(子)



- 서적을 집필하게 된 동기는.

이경율: 카이스트 연구실 동료에게서 서적 프로젝트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카이스트에 다니면서 에세이를 묶어 책으로 출간해 본 경험은 있었지만, 바이오헬스케어라는 전문분야를 다뤄야해 처음엔 조금 부담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공동저자들과 연구회를 통해 깊이 있게 공부하면서 점차 흥미를 느끼다보니 자연스럽게 서적 집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 아버지는 그럼 어떻게 집필진에 참여하게 되었습니까?

이경율: 서적 목차가 완성되고 난 뒤 특허 동향 부분의 저자를 구하고 있었어요. 아버지께서 변리사이시고 평소 바이오 헬스케어에도 관심이 있으셨기에 참여를 권유 드렸습니다. 아버지께서 카이스트 동문이신데 마침 집필진 대부분이 카이스트 출신들로 이루어져 크게 위화감을 느끼지 않고 집필진으로 흡수되신 것 같아요.

- 아버지께서는 아들이 처음에 집필을 제안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이병엽:그동안 같이 책을 집필해보자는 분들이 많이 있었지만 특히 아들한테 제안을 받으니 더 흥미로웠고 좋은 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특허는 특정 분야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 대해 선뜻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죠. 다행히 바이오 헬스케어는 제가 꾸준히 관심을 보인 분야이고 제 업무에도 도움이 되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 아버지께서는 처음 책을 같이 쓰시면서 아들에 대해 몰랐던 점은 없나요?


이병엽: 저는 제 아들을 항상 8살 꼬마라고 생각해왔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번 책을 공동 작업하면서 생각을 달리하게 되었죠. 제가 어떤 주제에 대해 생각하는 관점을 보여주면 이를 반박하는 의견을 제시하고 자신의 의견을 관철시키더라고요. 그때 느꼈습니다. 마냥 어린아이가 아닌 정말 이 분야에 집중하고 고심하며 임하고 있는 공동 저자 중 한 명이구나 라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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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가 같이 공동저자로 참여한다는 것은 참 흥미롭습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이병엽: 아들과 이렇게 하나의 전문 분야를 두고 같이 얘기 해보는 건 정말 오래만의 일이었습니다. 공자도 자식교육은 남에게 맡긴다고 평소에 전문 분야에 대한 견해차가 컸고 또 서로의 주장이 강하다 보니 특정 분야에 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많이 나누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글을 쓰면서도 처음에는 각자 자신이 맡은 부분에 대해 별 얘기를 하지 않았죠. 그러다 어느 날 아들이 쓴 부분을 한 번 읽어보았는데 제가 썼던 것들과 거의 비슷해서 놀랐어요. 처음에는 아들이 제 부분을 몰래 베껴 쓴 줄 알고 꾸짖으려 했는데 알고 보니 아들도 저와 동일한 관점으로 책을 쓰고 있었던 거죠. 책을 통해 서로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단 걸 알게 되었습니다.

- 그 겹치는 부분은 어떻게 했나요?

이경율: 책을 집필하는 데에 있어 중복되는 내용이 있으면 안 되더라고요. 겹치는 부분에 대해선 제가 아버지보다 먼저 적었더라고요. 그래서 (아버지께는 죄송스럽지만) 제 부분에 싣게 되었습니다.

- 공동저자로 서적을 출간하신 후 부자 관계에서 달라진 점이 있나요?

이경율: 평소 아버지와 말씀을 많이 나누긴 했어도 서로의 분야가 다르다 보니 전문 적인 견해를 내비쳐야 하는 대화는 피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아버지와 같이 도서관에도 가고 다양한 주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면서 아버지의 관점도 이해하고, 이전보다 친밀감이 높아진 것 같아요. 이제는 예전처럼 가벼운 대화만 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도 얘기 할 수 있게 돼 참 감사해요.

이병엽: 아들과의 대화 주제는 보통 학교 생활 같은 것처럼 일상적인 것에 머물러있었죠. 이번 계기를 통해서 전문분야에 대해 서로의 의견과 관점을 교환하다보니 단지 전문 분야뿐만 아니라 아들의 개인적인 생각까지도 이해하고 상호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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