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112040)는 웃음, SK플래닛은 울상’
카카오에 투자한 정보기술(IT) 업체의 엇갈린 표정이다. 두 곳 모두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 긴급하게 보유 지분을 정리한 것이지만 투자 시점에 따라 상반된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7일 IT업계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 위메이드는 전날 카카오 지분 3.45%(233만3,270주)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주식 매매)을 통해 매각해 1,937억원을 확보했다. 위메이드는 카카오가 다음(DAUM)과 합병하기 전인 2011년과 2012년에 약 250억원을 투자했다. 6년 만에 8배 가까운 투자 수익을 올린 것이다.
위메이드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보유한 카카오와 전략적 제휴를 위해 투자를 진행했다. 자사의 모바일 게임을 카카오톡을 통해 보급하려는 취지였다. 이 같은 판단은 결국 상당한 규모의 수익으로 이어졌으며 당시 투자를 결정한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는 지난해 카카오로 넘어와 게임부문 총괄 부사장을 맡고 있다.
반면 SK플래닛은 지난 4일 카카오 보유 지분 2%(135만7,357주)를 지난해 3월 첫 취득 시점보다 346억원 손해 본 1,135억원에 매각했다. SK플래닛은 음원 업체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15%를 3,680억원에 카카오에 넘기면서 1,481억원을 주식으로 받았다.
SK플래닛은 위메이드와 달리 카카오에 투자한 뒤에도 별다른 협력 관계를 이어가지 않았다. 단순히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한 것이다. 실제 SK플래닛이 로엔 지분 매각 대금 일부를 카카오 주식으로 받기로 한 지난해 1월에는 주가가 10만원을 웃돌았다. 이후 카카오의 주가가 7만~8만원 선을 오르내리며 ‘박스권’에 갇히자 SK플래닛은 보유 지분의 1년 보호예수(락업)가 끝나자마자 블록딜로 투자 자산을 정리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카카오에 전략적으로 투자한 위메이드와 단순히 자산 가치 증대 목적으로 지분을 가져온 SK플래닛이 각각 상반된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