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높은 정보를 쉽게 찾아 사실관계를 판단할 수 있어야 우리 사회에서 가짜 뉴스가 힘을 얻지 못합니다. 도서관이 시민들의 지적 역량을 키워 선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책을 포함한 다양한 매체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나가겠습니다.”
서울에만 150여개의 번듯한 구립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960개의 작은도서관(33㎡ 이상 규모)까지 포함하면 1,100여개의 도서관이 서울시에 있다. 그중 125개 서울시 자치구도서관에 대한 정책 개발 및 지원을 통해 서울시를 대표하는 도서관은 지난 2013년 옛 서울시청 건물에 자리한 서울도서관이다. 오는 11일 취임 100일을 맞는 이정수(사진) 서울도서관장은 백상경제연구원과 가진 인터뷰에서 서울 대표 도서관으로서의 정책적 지원으로 정보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겠다면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이 관장은 언론사 조사전문기자, 서대문구립이진아기념도서관장을 거쳐 1월 취임했다.
서울시 자치구도서관의 허브 역할과 35만권의 장서를 갖춘 대민 정보 서비스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가 만만치 않다는 생각에 이 관장은 지역 도서관과 서울도서관 활용법을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 관장은 “주중에는 직장인이 많이 찾지만 주말에는 가족이 함께 들러 모든 계층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그럼에도 직장인의 이용률은 다른 도서관에 비해 월등히 높아 그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집중적으로 개발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의 구상에는 점심시간을 이용한 저자와의 브런치 북토크, 직장인을 위한 강좌 개발 등이 들어 있다. 이 관장은 이어 “서울도서관 서포터스를 발족해 시민들에게 서울도서관의 특징과 기능을 알려 보다 효율적으로 각종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서울시에 관련된 거의 모든 정보를 소장한 서울도서관만의 독특한 장서를 구축해 지역 도서관과 연계한 정보 서비스가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설립 5년째를 맞은 서울도서관은 시민 참여형 사업으로 차별화해왔다. 서울 시내 독립서점과 헌책방을 소개하고 직접 책방을 운영하는 서울책방 프로젝트를 외국인 관광객에게 홍보해 서울문화사로 가치를 높여나가고 있다. 또 올해 말 개방을 목표로 고은 시인의 서재를 재현하는 ‘만인보의 방’을 조성하고 있다. 시인의 대표작 ‘만인보’를 시민들과 함께 완성해나가는 프로젝트다. 이 밖에도 공공도서관 이용률이 높아지고 있는 중장년층 남성의 이용 행태를 분석해 서울시의 시민청 공간을 활용한 정보 서비스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
서울도서관의 성공은 서울시 자치구도서관들과의 협업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는 이 관장은 “자치구도서관별로 운영주체가 달라 조직체계와 처우에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한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 그들의 협력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서울도서관이 제 기능을 다하기 어렵다”면서 “갈수록 지적 수준이 높아지는 시민을 위해 도서관 정보 서비스의 수준을 높이자는 비전을 함께 실천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