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6~7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 정부 최고실세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쿠슈너 고문이 이번 정상회담의 세부내용을 조율한 것은 물론 아내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딸인 이방카와 함께 분위기를 주도하면서 행정부 대중국 정책의 핵심으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이번 회담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 중 하나로 트럼프 대통령 사위인 쿠슈너 고문의 부상을 꼽았다.
쿠슈너 고문은 아내 이방카와 함께 6일 만찬장에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고문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다. 쿠슈너 고문의 자녀들은 시 주석 부부 앞에서 중국 민요를 부르며 얼어붙은 분위기를 녹이는 역할을 맡기도 했다.
앞서 쿠슈너 고문은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와 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정상회담의 세부내용을 조율했다. 중국도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보다 이방카의 남편으로 신뢰를 받고 있는 쿠슈너 고문과 대화하는 것을 더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그와 갈등관계에 있다고 알려진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는 만찬장에서 테이블 끝자리에 앉아 떨어진 ‘왕수석’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WP 등은 친중 성향의 쿠슈너 고문이 외교의 실권을 잡으면서 미국이 친중국 노선으로 선회할 조짐마저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창기에는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통화를 연출할 정도로 강경 보수세력이 주도권을 잡았지만 쿠슈너 고문이 중국과 대화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조언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쿠슈너 고문의 중국에 대한 생각은 ‘모든 것이 협상 가능하다’는 것이고 모두에게 유리한 해결책이 존재한다는 것”이라며 “또한 정치적으로 실용적이며 이런 생각들이 자신의 장인에게 영향을 준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