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빈손으로 끝난 미중 북핵조율, 더 중요해진 한미공조

‘세기의 담판’으로 기대를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특히 우리로서는 북한 핵 도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은 점이 실망스럽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유일하게 합의한 것은 미중 무역 불균형 시정을 위한 ‘100일 계획’ 마련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한결 낮아졌고 이는 우리나라에도 일단 긍정적이다.


그러나 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인 북핵 대응책에 대한 조율이 이뤄지지 못한 점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양국 정상은 1박2일 동안 세 차례의 만남을 통해 돌파구를 열고자 했으나 ‘북핵 프로그램 억제를 위한 협력 강화’라는 외교적 수사만 늘어놓는 데 그쳤다. 회담 이후 의례적인 공동성명조차 발표하지 못한 것은 앞으로 북핵 해법 찾기가 간단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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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앞으로다. 미국은 회담 기간에 이뤄진 시리아 공습에서도 보여줬듯이 중국과의 의견조율이 안 되면 독자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일단 국제사회와 협력해 경제·금융·인권 등 대북 제재 강화와 ‘세컨더리보이콧’, 대북 중유공급 중단 등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중국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 미국은 전술핵의 한반도 배치와 직접적인 대북 군사행동을 벌일 수도 있다. 반면 중국은 낮은 수준의 제재는 몰라도 북한에 대한 중유공급 중단이나 군사행동에는 반대하고 있다. 북한 핵 대책을 둘러싸고 미중·한중 간 갈등이 증폭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려면 결국 미일과의 공조체제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라는 한계가 있지만 그 틀에서도 앞으로 한 달 남은 차기 대통령선거 기간에 한반도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정치권도 대선을 의식해 당리당략적으로 움직이기보다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인식 아래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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